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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의 ‘오! 마이시티’ 전시! 해체된 도시, 부유하는 도시, 전환하는 도시로 살펴보기

2020.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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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마이시티 전시

 

공간으로 읽는 도시의 얼굴, 그리고 삶 이번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의 ‘오! 마이시티’ 전시는 현대인이 살아가는 도시와 공간, 그 속에서 익숙해진 일상에 물음을 던지고 있습니다. 5팀의 작가들은 도시를 새롭게 바라보기 위해 건축의 구조를 해체하고, 도심의 풍경을 전복시켰으며, 공공장소에 잠재된 질서와 규칙을 비틀었는데요. 복잡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도시에서 현대인이 느끼는 가상과 현실의 경계, 관계와 소통의 무게 등을 공간적 시각으로 풀어내, 관람객으로부터 환기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그럼, 전시의 작품을 해체된 도시, 부유하는 도시, 전환하는 도시로 나누어 살펴볼까요?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오! 마이시티’ 전시 ①

해체된 도시 - 건축의 구조를 해체하다


오! 마이시티 전시

▲아니발 카탈란의 ‘Morpho Ⅰ, Ⅱ, Ⅲ’

 

 도시와 건축 구조의 해체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입구에서 시작되는 월페이퍼와 비디오 영상, 안쪽으로 이어지는 설치미술과 유화까지 아니발 카탈란의 작품은 다양한 언어로 관람객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작가는 도시와 건축의 구조를 해체함으로써 기존의 이성이나 질서에 기반한 것들을 비판하고 다양성을 제시하죠. 하나의 캔버스 안에 평면적 요소(2차원)와 입체적 건축물(3차원)을 함께 배치해 긴장감을 끌어올리거나 기하학적 모양의 파편들(재료)을 재조합해 생경한 이미지를 탄생시킵니다.  

 

오! 마이시티 전시

▲아니발 카탈란의 ‘Morphological Zone Series’

 

공중에 설치된 작품 ‘Morphological Zone Series’ 역시, 각각의 재료가 즉흥적으로 조합돼 독특한 구조를 이루는데요. 작가는 건축이 가진 구조 그 자체만을 남김으로써, 우리에게 기능적이고 합리적으로만 인식됐던 건축의 본질에 대해 화두를 던집니다. 작품 제목의 일부인 ‘Morpho’는 중남미 언어에서 ‘나비’를 뜻합니다. 규칙없이 조합된 작품의 그림자는 마치 커다란 나비를 연상케 하는데요. 구조의 해체를 통해 건축의 시작이 즉흥성에서 비롯됐음을 생각하게 합니다.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오! 마이시티’ 전시 ②

부유하는 도시 – 새로운 공간감을 소개하다


엘름그린과 드라그셋은 정규 미술 교육을 받지 않은 작가이지만 다양한 퍼포먼스와 파격적인 설치작업으로 미술계에 강한 존재감을 알리고 있습니다. 시를 썼던 엘름그린과 연극을 했던 드라그셋의 이력은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나는데요. 서사적 상상력을 담아 연극 무대처럼 연출한 두 작가의 작품은 도시 공간의 친숙한 요소들을 낯설게 만듭니다. 

 

오! 마이시티 전시

▲엘름그린과 드라그셋의 ‘The Observer(Kappa)’

 

 사회적 선입견과 체제에 던진 물음표 가난한 노동자의 아파트에서 영감을 얻은 ‘The Observer(Kappa)’는 도시에서 흔히 만나는 발코니 풍경입니다. 집안의 사적 영역과 야외 공적 영역의 경계이자 환기의 기능을 하던 발코니가, 실내 금연이란 규칙에 따라 흡연자의 도피처로 달라진 모습인데요. 새로운 체제에 너무 빨리 순응하는 현대인의 삶이 공간의 의미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발코니에 서 있는 남자에게 브랜드가 노출된 운동복을 입힘으로써 메시지에 현실감을 더하며 기존에 표현됐던 남성 조각상의 이미지를 거부했습니다. 또한, 작품을 바닥보다 높게 설치해, 작품 속 남성이 관람객을 응시하고 있는 듯한 ‘시선의 전복’을 일으켰죠. 

 

오! 마이시티 전시

 

▲엘름그린과 드라그셋의 ‘Powerless Structures Fig.429’

 

 흰색 상자가 무너지는 형태의 ‘Powerless Structures Fig.429’는 무력한 구조물을 통해 기존의 질서와 권력 등에 대한 저항을 드러냅니다. ‘Museum’이 적힌 화이트 큐브는 흰색 벽으로 둘러싸인, 공백 상태의 전시장을 연상케 합니다.  

 

오! 마이시티 전시

▲엘름그린과 드라그셋의 ‘City in the Sky’

 

 파라다이스 워크에 따로 위치한 ‘City in the Sky’는 빌딩으로 빼곡한 작은 도시를 뒤집어 거꾸로 매달았습니다. 주변의 어두운 조명에 대비되는 화려한 건축물들은 도심 속 고조된 경쟁과 야망 등을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오! 마이시티 전시

▲이배경의 ‘Thoughtful Space’

 

 현실과 가상의 경계, 공간에 대한 사색 전시장 한 벽면을 가득 채운 5개의 커다란 창문에는 하얀색 육면체로 만들어진 가상의 파도가 넘실거립니다. 바다에서 녹음한 파도 소리가 들려오지만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디지털로 탄생한 가상 공간인데요. 이배경 작가는 디지털 시대의 공간에 대한 개념을 탐구합니다.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영역의 디지털 세상이 열리면서 사람들은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사라진 삶을 살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역시 가상의 공간 중 하나이죠. 작품 ‘Thoughtful Space’는 생활 깊숙이 파고들어 익숙해져 버린 ‘가상’의 영역에 대해 환기를 일으키면서 동시에 색감도 형태도 뭉개진 낯선 바다의 풍경에서 특정 기억에 의존하지 않은, 자유로운 사색을 경험하게 합니다.  

 

시오타 치하루

▲시오타 치하루의 ‘Living Inside’

 

 거대한 도시, 그 안에 소외된 인간의 내면 2층으로 올라가 전시실을 가득 채운 작가의 작품을 마주한 순간 우리는 그 규모에 압도됩니다. 수천 개의 흰색 실로 엮어 만든 새하얀 방은 비현실적인 공간감을 연출하고, 실이란 소재가 주는 특유의 따뜻함과 팽팽한 선에서 오는 이질적인 긴장 또한 공존하는데요. 작가는 베를린에서 동양인으로 보낸 생활, 두 번의 난소암 등 개인사에서 겪었던 극한의 경험을 작품으로 표현하며 인간의 존재에 대해 탐구해왔습니다. 작품 ‘Living Inside’ 역시 그 연장선에 놓여 있는데요. 하얀색 실은 혈관처럼 복잡한 인간의 내면이자, 사회적 관계망 속에서 겪는 갈등을 상징합니다. 도시 이면에 소외된 인간의 모습을 나타낸 것이죠. 

 

시오타 치하루

▲시오타 치하루의 ‘Living Inside’

 

 새하얀 방의 중앙에 배치된 오브제는 베를린에서 작가가 직접 구입한 가구 미니어처입니다. 공간의 기억을 담고 있는 ‘가구’를 통해 인간의 내면은, 어떠한 기억으로부터 연결돼 있음을 표현했습니다.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 ‘오! 마이시티’ 전시 ③

전환하는 도시 – 끊임없이 변화하는 도시의 찰나를 보여주다


파블로 발부에나

▲파블로 발부에나 ‘Array’

 

 우리가 보는 것은 어디까지 실제인가? 이번 전시의 마지막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장막을 걷고 공간에 들어서면, 짙은 어둠과 빛만이 존재합니다. 작가는 빛과 소리를 재료 삼아 공간과 시간, 지각(인식)에 대해 실험적인 작업을 해왔는데요. 아시아 최초로 선보인 작품 ‘Array’는 벽면에 설치된 세로형 전기 판넬을 따라 LED의 빛이 위아래로 움직이며 밝기와 위치에 변화를 주는 방식입니다. 하지만 관람객은 실제 빛의 움직임과는 다른 타원형의 입체적 구조를 인지하게 되는데요. 실제와 인지 사이에서 일어나는 오류를 통해, ‘우리가 보고 자각하는 것은 어디까지 실제인가’하는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  

 

파블로 발부에나

▲파블로 발부에나 ‘Shapes of Time Series’

 

 작품 ‘Shapes of Time Series’는 참여형 작품으로 관람객이 직접 작품의 조각을 뜯어 나만의 아이디어를 갖고 배열을 옮길 수 있습니다. 관람객의 손에 의해 작품은 전시 내내 변형을 일으키는데요. 고정된 물체로서의 작품이 아닌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하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지금까지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의 ‘오! 마이시티’ 전 작품을 해체된 도시, 부유하는 도시, 전환하는 도시로 나누어 소개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급격히 거대화된 현대도시를 다양한 방법으로 해석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파라다이스 아트 스페이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하며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의무화, 손 소독제 비치와 방역소독 등 바이러스 전파 방지를 위한 철저한 위생관리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현재 대면 도슨트를 중단하고, 온라인 도슨트 영상을 통해 작가가 표현하는 의도를 더 깊이 있게 관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안심하고 방문하시어 아래 영상과 함께 다섯 팀이 각각의 특유한 방식으로 표현한 건축과 예술, 그리고 도시 형태를 찬찬히 관람해보시길 바랍니다. 

 

▲’오! 마이시티’ 전시 온라인 도슨트 

 

 

 

 

 

 

오! 마이시티 전시 Info.
- 정보:홈페이지 바로 가기
- 전시 기간: 2020년 10월 4일(일) 매일 10:00~20:00 (연중무휴)관람료무료 (회원 한정, 비회원일 경우 현장에서 회원가입 후 관람)- 주소: 인천광역시 중구 영종해안남로 321길 186 (Paradise Art Space)
유의 사항 
1) 멤버쉽 회원 및 투숙객 전용 무료 전시로 비회원의 경우 현장에서 회원가입 후 관람 가능합니다.
2) 관람 종료 시간 30분 전까지 입장 가능합니다. (입장 시간 오전 10시 ~ 오후 7시 30분)
3) 관람 에티켓 준수 부탁드립니다.
- 작품은 눈으로만 관람 가능하며 작품을 만지는 행동은 삼가주시기 바랍니다.
- 음식물 반입과 애완동물 출입은 금지되어 있습니다.
- 영/유아, 어린이를 동반할 경우, 보호자의 각별한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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