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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 청소년의 선택지를 넓힌 아이소리 페스티벌

2026.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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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한 하루가, ‘해볼 수 있는 미래’로

왜 아이소리는 진로를 이야기하기 시작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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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린 제16회 아이소리 페스티벌. 그날 발달장애 청소년들은 여섯 가지 직무를 경험하며 ‘내가 해볼 수 있는 일’을 하나씩 발견했습니다. 


행사는 하루였지만, 진로에 관한 질문은 그날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몇 달이 지난 지금 우리가 다시 아이소리를 들여다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어떤 가능성을 새롭게 발견했는지, 가족에게는 어떤 질문이 남았는지, 그리고 그 경험을 다음 기회로 이어가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이번에는 ‘그날의 현장’보다 ‘그 이후’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 봅니다.


올해 아이소리는 이전과 조금 다른 질문을 꺼냈습니다. ‘함께 즐기는 경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발달장애 청소년이 자신의 미래를 직접 탐색해 보는 자리로 변화를 시도한 것입니다.


갑자기 생겨난 변화는 아닙니다. 아이소리가 지난 16년 동안 넓혀온 ‘경험’의 의미를 따라가다 보면, 왜 지금 ‘진로’라는 질문에 닿았는지가 보입니다.

 

 

달라진 것은 ‘축제’만이 아니었습니다

아이소리가 넓혀온 ‘경험’의 의미


‘아이소리’는 파라다이스복지재단이 2000년부터 이어온 사회 공헌 브랜드입니다. 장애 아동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자는 뜻에서 출발했습니다.


파라다이스복지재단의 활동은 하나의 축제에만 머물지 않습니다. 장애인 가족에게 휴식과 회복의 시간을 제공하는 ‘힐링 파라다이스’와 ‘안녕 프로젝트’를 비롯해, 장애 전문 온라인 쇼핑몰 아이소리몰 운영, 특수교육·재활 교재교구와 보조기기 개발·보급, 장애 관련 전문가 교육연수와 현장 컨설팅 등 장애인의 일상과 성장을 둘러싼 다양한 지원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아이소리 페스티벌 역시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에서 장애 청소년에게 새로운 경험과 사회와의 접점을 만들어온 대표적인 프로그램입니다.


아이소리 페스티벌은 2010년, 대학 진학률이 낮아 대학 문화를 접하기 어려운 장애 청소년에게 새로운 사회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대학 축제와 결합한 형태로 시작됐습니다. 이후 공연과 체험을 함께하는 축제로 이어졌고, 코로나를 지나 2021년부터는 문화예술을 매개로 장애와 비장애의 경계를 허무는 통합 문화예술 페스티벌로 영역을 넓혔습니다.


시대와 참가자의 필요가 달라질 때마다 아이소리가 다루는 ‘경험’의 범위도 조금씩 넓어져 온 셈입니다. 처음에는 대학 문화를 경험할 기회를, 이후에는 장애와 비장애가 함께 어울리는 경험을 만들었다면, 2026년에는 그 질문이 한 발 더 앞으로 향했습니다.

‘함께 어울리는 것을 넘어, 각자가 자신의 미래를 꿈꿀 수 있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이 질문에서 올해 아이소리 페스티벌의 변화가 시작됐습니다.

 


꿈이 없어서가 아니라, 선택지를 만나지 못해서


진로를 고민하려면 먼저 ‘어떤 일이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하지만 발달장애 청소년에게 익숙한 직업의 선택지는 아직 넓지 않습니다.


파라다이스복지재단이 이번 페스티벌을 준비하며 참고한 자료를 보면, 발달장애인 직업훈련은 바리스타·생산 보조·청소·세탁 등의 직무에 주로 집중돼 있습니다. 미취업 발달장애인 보호자의 33.1% 역시 가장 필요한 지원으로 ‘직업 탐색·직업 정보 제공’을 꼽았습니다.


진로를 정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어쩌면 ‘무엇을 선택할 수 있는지’ 충분히 만나보지 못했던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올해 아이소리 페스티벌은 ‘어떤 직업이 적합한가’를 추천하는 대신, 가능한 선택지를 넓히는 것에서 시작했습니다. 


파라다이스복지재단은 실제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14개 기업을 만나 직무와 프로그램을 검토했고, 그중 발달장애인의 강점을 살려 실제 업무로 이어질 수 있는 직무를 중심으로 6개 파트너와 함께했습니다.


굿윌스토어에서는 매장 운영과 상품 분류를, 에이아이웍스에서는 AI 데이터 가공과 라벨링을, 키뮤스튜디오에서는 컬러링과 드로잉을 경험했습니다. 피치마켓에서는 직업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태도를 배우고, 하트하트아트앤컬처에서는 연주자와 공연 관련 직무를 살펴봤습니다. 파라다이스시티에서는 케이크 데코레이션 등 F&B 관련 업무 체험을 경험했습니다.


직업의 이름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해보며 ‘나는 어떤 일에 흥미를 느끼는지’를 알아가는 것. 올해 아이소리가 ‘직무 체험’보다 ‘진로 탐색’에 더 무게를 둔 이유입니다.


 

거제에서 왕복 10시간, 그래도 “아깝지 않았습니다”

진로는 아이만의 질문이 아니니까


“거제에서 왕복 10시간을 이동했지만, 전혀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어요”


이번 변화는 청소년에게만 향하지 않았습니다. 아이의 진로를 함께 고민하는 보호자에게도 ‘무엇을 알아야 할지’를 찾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발달장애 청소년의 진로는 아이 혼자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어떤 직무가 있는지, 어떤 환경에서 일할 수 있는지, 우리 아이에게는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가족 역시 함께 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페스티벌은 자녀의 직무 체험과 함께 보호자 진로상담, 토크콘서트를 한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천지사가 진로상담 부스를 운영했고, 토크콘서트에는 진로 적성 탐색과 진학, 장애인 고용과 고용유지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했습니다. 실제 취업 경험을 가진 직원과 어머니도 함께해, 부모들이 막연한 걱정을 구체적인 질문으로 바꿔볼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행사에 참여한 한 보호자는 “아이와 단둘이 비슷한 고민을 한 사람끼리 모여 어느 눈치도 보지 않고 솔직한 정보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진로를 찾는 일은 아이만의 과제가 아니라는 것. 올해 아이소리 페스티벌이 발견한 중요한 변화 중 하나였습니다.

 

98.9%가 새롭게 만난 ‘할 수 있는 일’


페스티벌이 남긴 가장 분명한 변화는 ‘직업을 더 많이 알게 됐다’라는 점이었습니다. 참가자의 98.9%, 사실상 거의 전원이 이전에 알지 못했던 직무를 한 가지 이상 발견했고, 57.3%는 두 가지 이상의 새로운 직무를 알게 됐습니다. 88%는 진로 방향성을 정리하거나 관련 정보를 얻는 데 도움이 됐다고 답했고, 보호자의 79.3%도 진로에 대한 방향성과 관심이 높아졌다고 응답했습니다.


이 숫자들이 의미하는 것은 ‘취업에 성공했다’라는 결과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번 페스티벌이 주목한 것은 그보다 앞선 단계입니다. 바리스타나 생산 보조처럼 익숙한 직무를 넘어 AI 데이터 라벨링, 디자인, 공연 관련 업무, 호텔 서비스까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기 전에 “이런 일도 있구나”라고 발견할 수 있는 선택지를 넓혀준 것 ㅡ 진로의 답을 정해준 것이 아니라, 진로를 상상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준 것. 숫자가 보여준 이번 아이소리 페스티벌의 가장 큰 변화입니다.

 

271명
90가정이 함께 만든 진로 탐색의 하루

98.9%
참가자 거의 전원이 새로운 직무를 발견

57.3%
2명 중 1명 이상이 두 가지 이상의 새로운 선택지를 발견

88%
10명 중 약 9명이 진로 탐색에 실질적인 도움을 경험

79.3%
보호자 5명 중 약 4명 진로에 대한 관심과 방향성 확대 

 

 

페스티벌이 끝난 뒤, 더 중요해진 질문

한 번의 체험이 다음 선택으로 이어지려면


한 번의 체험만으로 진로가 정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직무 하나를 새롭게 알게 된 순간부터 또 다른 질문이 시작됩니다. ‘나에게 맞는지 더 알아보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어떤 교육을 받아야 할까’, ‘실제 일자리와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그래서 올해의 결과는 아이소리 페스티벌의 끝이라기보다 다음 질문의 시작에 가깝습니다. 한 번 알게 된 직무를, 실제 진로 탐색으로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ㅡ 직무 체험 이후 적성에 맞는 교육을 이어가고, 실제 취업으로 연결되기까지 어떤 지원이 더 필요한지. 지역과 학교, 기업은 어떤 방식으로 함께할 수 있는지.


파라다이스복지재단은 이번 아이소리에서 확인한 가능성을 한 번의 경험으로 남겨두지 않으려 합니다. 청소년이 자신의 관심을 조금 더 탐색하고, 가족이 필요한 정보를 찾고, 학교와 기업을 비롯한 사회의 여러 주체와 연결될 수 있도록 다음 단계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올해 아이소리가 건넨 것은 완성된 답이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직업을 하나 더 알고, ‘나도 해볼 수 있을까’를 한 번 더 질문하고, 가족과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본 하루였습니다.


어쩌면 진로는 그렇게 시작되는지도 모릅니다. 처음부터 정답을 아는 것이 아니라, 몰랐던 가능성을 하나씩 발견하는 것에서. 그 발견이 다음 선택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아이소리의 이야기도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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