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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한번 가봐야 할 일본의 매력적인 도시 히로시마를 가다

2017.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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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은 사내필진 1 파라다이스 카지노 워커힐 일본세일즈팀 박희진님의 원고입니다.]



지난 1월, 2박 3일동안 일본 히로시마현의 가장 큰 도시인 히로시마에 다녀왔는데요, 일본 주코쿠(中國)지방에 포함되어 있는 히로시마현의 현청 소재지가 바로 히로시마시입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히로시마는 히로시마현은 물론이고 주코쿠 지방 전체에서도 인구 120만명으로 가장 큰 도시입니다. 


여러분께서는 ‘히로시마’라는 도시에서 무엇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대부분의 분들은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을 떠올리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히로시마에는 지난 1945년 8월 6일 세계 전쟁 역사상 최초의 원자폭탄 투하로 무려 20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시 전체가 초토화가 되었습니다. 히로시마를 보며 역사상 가장 어두웠던 순간의 한 페이지를 떠올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한편으론 아쉽기도 합니다. 


히로시마는 평상시 기후가 온화하고 눈이 잘 내리지 않습니다. 그러나 제가 히로시마를 찾았던 지난 1월 15일은 공교롭게도 간만에 내린 폭설로 인해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해 있었습니다. 짧은 2박 3일간의 여정인데 히로시마 공항 제설작업으로 인해 인천공항에서 비행기가 1시간 30분이나 지연 출발하여 애간장을 녹이기도 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가 이륙하고 1시간 정도 지나자 히로시마 국제공항에 착륙할 준비를 합니다. 창 밖으로 보이는 히로시마 설산의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요? 한국에서 아까운 시간을 보내며 지연 출발하게 된 섭섭함을 평상시에는 보기 힘들었을 히로시마 설산의 장엄한 경치를 바라보는 것으로 달랬습니다. ^^ 

  

히로시마 공항에 내리기 전 창 밖의 설산 모습

    

눈이 내리는 가운데 히로덴(노면전차)의 모습

  

눈 내리는 히로시마 시내의 상점가 

  

  

폭설이 내린 히로시마


폭설이 내린 15일은 일요일이라 그런지 아니면 공무원들이 제설작업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 노하우가 부족해서인지 히로시마 시내 곳곳에 눈이 쌓여 있어 인도 위 보행자나 도로 위 차량들이 조심스럽게 거북이 걸음을 해야만 했습니다. 


숙소에 도착한 뒤, 짐을 풀고 바로 시내관광을 나섰습니다. 히로시마 시내는 걸어서도 충분히 다닐 수 있는데요, 상황에 따라 100년의 역사를 지닌 히로시마의 노면전차를 타고 다니셔도 좋습니다. 보통, 히로덴(広電)으로 불리는 노면전차 1일권을 사게 되면 미야지마에 가는 페리의 승차권도 할인 받을 수 있습니다. 일본의 3경으로 불리는 미야지마를 가는 방법은 이렇게 노면전차 히로덴을 타고 페리를 이용하거나, JR을 타고 이동하여 페리를 이용하는 2가지 방법이 가장 대표적입니다.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일본은 1+1과 같은 판매 프로모션이 활발한데 여행에 가서 굳이 이런 할인 프로모션에 현혹이 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이 원하는 동선과 주어진 시간, 상황에 따라서 여행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게 큰 액수가 아닌데 할인 자체에 급급하다 보면 여행의 여유와 본질을 놓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어디를 가도 색다른 아기자기함을 드러내고 있는 일본과 같은 나라에선 말이죠. 여러분이 예정에 없이 걸어가게 된 낯선 골목이나 관광 책자에 실리지 않은 작고 허름한 동네 식당, 유명한 거리 대신 지역 거주민들이 살아가는 평범한 길가들이 모두 일본 특유의 정갈함과 섬세한 매력을 갖추고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히로시마의 명물인 노면전차는 눈으로 보는데 만족하고, 히로시마 시내는 튼튼한 두 다리를 이용해 걸어 다니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일본 택시비가 한국보다 비싼 것이 사실이지만 걸어서 2-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크게 비싸지 않고 짧은 여행기간을 고려하면 시간 분배에 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히로시마도 일본의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중심가는 아케이드 아래로 상점들이 늘어선 형태였습니다. 히로시마 시내의 주요 관광지로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가 된 원폭돔이 가장 유명합니다. 원폭돔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가 있었는데요. 70년 전 피폭 상태 그대로 보존돼 있다는 점이 놀라웠습니다.  

  

비극의 순간을 떠올리게 만드는 원폭돔

  

원폭돔 앞 강에서 운항중인 유람선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으로 건너가는 다리에서 바라본 저녁노을

  

원폭돔 바로 건너편에는 이런 비극적인 역사를 추모하고자 만든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이 넓게 자리하고 있는데요. 이 곳은 작은 강을 사이로 두고 있는 원폭돔과 함께 둘러보기에 적당합니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도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는데요,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비 앞에서는 일본의 역사적인 잘잘못을 떠나 당시 희생당한 무고한 시민들에 대한 숙연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마침 오랜만에 내린 폭설에 현지 학생들이 눈싸움하는 장면을 보면서 역사적인 공간 앞에서도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순수함을 엿보기도 했습니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안에서 눈 싸움하는 학생들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 안의 원자폭탄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비

  

히로시마도 일본의 다른 도시들과 마찬가지로 중심 상업지는 아케이드 아래로 다양한 형태의 상점들이 늘어선 형태입니다. 히로시마 시내의 상점가에는 한국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약국(약뿐만 아니라 다양한 잡화를 팔고 있는 형태)들과 일본 특유의 멋과 분위기를 자아내는 패션, 인테리어 전문 상점들이 많이 있어 쇼핑의 재미를 느끼기에도 충분합니다. 

  

히로시마 아케이드 상가의 장난감 가게

  

그리고 굴과 오코노미야끼, 붕장어 덮밥으로 대표되는 히로시마의 대표 음식도 곳곳에서 맛볼 수가 있는데요, 오코노미야끼의 경우는 신텐치라는 지역의 오코노미무라(お好み村)를 찾아가면 한국인 입맛에도 딱 맞는 오코노미야끼 전문점들이 즐비합니다. 저는 운이 좋게 굴이 제철인 겨울에 히로시마를 찾아 더욱 깊고 진한 맛을 내는 굴요리를 맘껏 먹었습니다. 태어나서 먹어본 굴요리 중에 최고의 맛을 일본 히로시마에서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 

  

신텐치의 오코노미무라

  

면 위에 뿌려진 소스가 별미인 오코노미무라의 오코노미야끼  

  

  

  

화려하지만 그 안에서 나름대로의 규칙성을 갖춘 히로시마의 밤 거리 

  

둘째 날, 미야지마를 가기 위해 JR히로시마역으로 향했습니다. JR히로시마역에 도착하면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히로시마 시민의 자부심과 긍지를 상징하는 프로야구 팀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홈 구장 마츠다 줌줌 스타디움이 있습니다. 걸어서 10분 정도만 가면 웅장한 경기장의 자태를 직접 볼 수 있습니다. 히로시마 시민들은 지역 연고의식이 매우 강하고 지역 야구팀을 굉장히 열성적으로 응원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히로시마 도요카프는 작년 일본프로야구 센트럴리그 우승의 영광을 안기도 했습니다. 최종 재팬 시리즈에서는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죠. (일본프로야구는 양대 리그로 운영 중입니다.)

  

JR히로시마역에서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홈구장으로 가는 길목에 전시된 야구팀 응원 플랜카드  

  

마츠다 줌줌 스타디움을 가는 방향을 알려주는 표지판

  

웅장한 외관을 자랑하는 마츠다 줌줌 스타디움

  

시즌 중이 아니여서 야구경기를 관전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하고 미야지마로 가기 위해 JR히로시마역으로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지금부터 소개해드릴 미야지마는 세토내해(瀬戸内海)와 접해 있는 히로시마만 남서쪽의 아름다운 섬입니다. 미야지마는 이번 2박 3일 여행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미야지마는 원폭돔과 함께 히로시마의  세계문화유산 중 하나인 이츠쿠시마 신사(嚴島神社)가 있을뿐 아니라 환상적인 풍광을 자랑하는 산과 바다의 조화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섬입니다. 


히로시마에서 미야지마를 가려면 앞서 설명을 드린대로 크게 2가지 방법이 있는데 저는 JR히로시마역에서 이와쿠니행 JR산요혼센행을 타고 JR미야지마구치역으로 갔습니다. 40분이면 JR미야지마구치역에 도착, 역에서 내려 5분 정도만 걸어가면 섬으로 건너가는 페리 선착장을 볼 수 있습니다. 

  

JR미야지마구치역의 전경  

  

JR히로시마역부터 페리 승차권까지 묶어서 팔고 있으니 관광객들에게 매우 편리한 혜택을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JR히로시마역에서 미야지마로 가는 티켓, JR과 페리 모두 승차가 가능

  

미야지마에 가는 또 다른 한가지 방법은 노면전차 히로덴을 시내에서 타고 미야지마구치까지 가는 방법이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시간상으로는 아마도 JR을 타는게 빠르지 않을까요? ^^ 

페리 선착장에서 줄을 서서 좀 기다리니 미야지마로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왕복 페리가 왔습니다. 페리를 타고 10분 정도만 가면 드디어 깨끗하고 조용한 마을, 아름다운 자연과 신사가 있고 귀여운 사슴들이 마중 나와 있는 미야미자 섬으로 입성하게 됩니다.

   

미야지마로 들어가기 위해 페리에 타는 외국인 관광객들 

  

미야지마에서 가장 먼저 저를 반기는 건 사슴들입니다. 어찌나 사람을 잘 따르고 순한지, 이미 수많은 관광객들을 보며 사람에 익숙해진 사슴들이 옆에 다가가도 피하지 않고 오히려 관광객들에게 친근하게 달라붙는 모습이 꽤 신선했습니다.

  

미야지마의 사슴 뒤로 늘어선 굴요리 전문점들 

  

관광객의 시선을 붙잡는 어미 사슴과 새끼 사슴 


미야지마 초입에도 역시나 굴요리를 하는 식당들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는데 노부부가 운영하는 한 식당에서 먹은 굴우동은 여행의 피로를 싹 잊게 만들어주는 진한 맛이었습니다. 

  

미야지마의 작고 오래된 굴요리 전문점의 굴우동과 굴덮밥 

  

식당을 나와 해변가를 따라 15분 정도 걸어가면 일본의 3대 절경이자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츠쿠시마 신사(厳島神社)가 보입니다. 

  

이츠쿠시마 신사 입구 

  

이츠쿠시마 신사를 상징하는 토리이(鳥居)가 바다 한가운데 떠있는 독특한 형태로 관광객들의 시선을 붙잡고 있었습니다.

  

밀물 때에 볼 수 있는 마치 바다 위에 떠있는 것처럼 보이는 토리이

  

이츠쿠시마 신사는 밀물과 썰물에 따라 모습이 다릅니다. 밀물 때면 마치 바다 위에 신사가 떠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썰물 때는 바다 위에 떠있는 것처럼 보이던 토리이가 그 바닥을 드러내서 직접 토리이까지 걸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츠쿠시마 신사 내부의 모습 

  

 이츠쿠시마 신사 그림을 그리 는 외국인 관광객

  

미야미자에서는 관광객을 상대로 섬 곳곳을 안내하며 다니는 인력거를 볼 수 있었는데요, 인력거를 모는 이 지역 젊은이들의 말에 따르면 보통 일본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편의점과 신호등이 미야지마 섬에는 없다고 합니다. 마을 골목에는 옛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오래된 상점만이 가득했습니다. 그렇게 한가롭고 여유가 넘치는 섬마을의 평화로운 잔상이 아직도 뇌리 속에 남아있습니다. 

  

관광객을 태우고 인력거를 모는 지역 청년의 모습

  

  

미야지마 마을 거리의 차분한 모습


모미지다니역 로프웨이 승차장을 알리는 안내 표시판

  


로프웨이 승차장을 가는 길에 있는 일본의 전통 료칸

  

마을에서 산자락을 따라 좀만 걸어 올라가면 해발 530M의 미센산에 올라갈 수 있는 로프웨이 승차장이 있습니다. 로프웨이에서 말하는 역들은 거창한 의미라기보다는 각 지점마다 승차장을 알리기 위한 표현 수단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이 로프웨이를 타고 미센산 전망대(신시와역)까지 올라갈 수 있는데 폭설이 내려 장엄한 풍광을 뽐내고 있는 설산과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인 푸른 바다를 보게 된 것이 이번 히로시마 여행의 클라이맥스였습니다. 

  

승차장 로프웨이에서 내리는 관광객의 모습 


로프웨이를 타고 미센산으로 올라가는 도중 로프웨이 창 밖의 모습 

  

개인적으로 다소 흐린 날씨여서 좀 아쉬웠지만 전망대에서 바라본 풍광은 10년 전 스위스 알프스산에 올랐을 때와 비슷한 감흥을 느낄 정도로 인상에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히로시마 여행을 계획하신다면 미야지마는 반드시 가봐야 할 장소라고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습니다. 전망대가 있는 신시와역 2층에 마련된 작은 카페테리아에서 마신 커피와 조각케이크의 달콤함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요? ^^

  

로프웨이로 올라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신시와역  

  

신시와역 2층 카페테리아에서 마신 커피 한잔의 여유 

  

신시와역 전망대에서 바라본 세토내해의 푸른 바다  


아름다운 절경의 감동을 뒤로 하고 다시 로프웨이를 타고 산 아래를 내려와서 미야지마의 특산품 가게와 식당들이 몰려있는 상점가 거리를 둘러봤습니다. 노상에서 불에 구운 굴로 꼬치를 만들어 파는 식당을 발견하고 히로시마에서의 마지막 식사도 굴요리로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미야지마의 특산품과 음식을 파는 상점거리


미야지마의 특산품과 음식을 파는 상점거리


주인 아주머니가 직접 굴꼬치를 만드는 굴요리 가게

   

 

잊을 수 없는 굴요리들 

 

2016년 기준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의 숫자가 무려 2000만명을 넘었다고 하는데요, 그 중 한국인 관광객의 숫자는 400만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인 관광객이 찾는 일본의 관광지 중에 히로시마는 사실 인기 지역이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유럽이나 미국 등지의 해외 관광객들이 일본을 찾는다면 꼭 가보고 싶어하는 도시 중에 히로시마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는 것과는 다르게 말이죠. 


그렇지만 히로시마는 세계문화유산이 2개(원폭돔과 미야지마 이츠쿠시마 신사)나 등재된 지역이고 멋진 경치를 자랑하는 산과 바다를 모두 품고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여러분들도 일본 여행을 갈 기회가 생긴다면 많이 알려진 지역뿐 아니라 다채로운 매력을 갖고 있는 히로시마로 떠나도 후회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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