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故 김수근 건축가의 대표작이자 등록문화재 제586호로 등재되기도 한 건물이 지난 2014년 ‘보존과 창조’라는 콘셉트의 미술관 ‘아라리오 뮤지엄 인스페이스’로 재탄생 되었습니다. 옛 사옥을 탈바꿈한 아라리오 뮤지엄 인스페이스에서는 아라리오의 창업자이자 세계적인 아트 컬렉터 CI Kim(김창일)이 지난 35년간 수집한 작품으로 구성된 <Really?>전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국내 작가는 물론 독일, 중국, 인도와 동남아시아 신진작가들의 작품까지 다양하게 만나볼 수 있는 <Really?>를 함께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아라리오 뮤지엄 인스페이스는 서울 북촌에 있는데요, 서늘하게 불어오는 가을바람에 건물 외벽 담쟁이넝쿨이 빨갛게 물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입장권 구매 시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맡기면 오디오 또는 전자책 가이드를 무료로 대여할 수 있으니 이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리얼리? REALLY!
현재 전시 중인<Really>전은 옛 공간 사옥이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로 재탄생하며 열린 첫 번째 전시입니다. 다양한 시대와 지역, 장르를 아우르는 컬렉션과 건축물 사이의 균형과 조화를 위해 기존 공간의 용도나 구조에 맞추어 전시 작품을 선정하였다고 합니다. 특히 이 전시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작품은 Cl Kim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No-mad (백남준 作)
│히드라 부다 (백남준 作)
│TV 첼로 (백남준 作)
좁고 무심하게 쌓아 올려진 계단을 올라가면 중간중간 시선을 사로잡듯 작품들이 있습니다. 2층에 올라서면 비디오 아트의 선구자 백남준의 작품들로 채워진 공간이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 모형에서 재생되는 비디오가 있는 작품은 <No-mad>라는 작품으로 현대인의 방랑자적인 삶을 보여주고자 했다고 하는데요. 화려한 색감과 낯익은 자동차 모형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또한 모래밭 위 청동작품과 TV가 함께 보이는 작품은 <히드라 부다>입니다. 두 개의 청동 마스크는 백남준의 초상으로, 자신이 직접 작품의 소재가 되었다고 합니다. 첼로 모형의 비디오 아트는 <TV 첼로>라는 작품으로 첼리스트 샬롯 무어만의 영향을 받아 제작되었다고 하는데요. 세 개의 브라운관으로 첼로의 형태를 구현한 것이라고 합니다.
4층으로 올라가면 다양한 작가들의 미술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강형구의 작품 <놀라고 있는 워홀>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벽면을 가득 채우는 바바라 크루거의 무제(끝없는 전쟁/ 당신은 영원히 살 거야) 작품, 자신의 신체를 표현의 도구로 사용한 소니아 쿠라나의 퍼포먼스 영상 등은 고요한 전시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침대와 아기 바구니 (트레이시 에민 作)
│1963년을 회고하며 (트레이시 에민 作)
두 번째 건물로 넘어가기 전, 시선을 끄는 작품이 있습니다. yBas의 대표적인 작가 트레이시 에민의 작품들인데요. 무대 위에 배치된 <침대와 아기 바구니>는 무척이나 평범해 보입니다. 하지만, 트레이시 에민은 이 작품을 통해 그녀의 집착적인 사랑이나 강간, 낙태 경험을 상기시켰다고 합니다. 한쪽 벽면에는 가득 알록달록한 퀼트가 작품이 보입니다. <1963년을 회고하며>라는 작품인데요. 겉으로 보기엔 화려한 이 퀼트에는 그녀가 어린 시절 겪은 인종차별 경험을 퀼트로 나타낸 것이라고 하는데요. 작품 속 문구들은 사회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혼혈아들의 삶과 그들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시각을 나타냅니다.
미로 같은 복도와 계단을 따라가다 보면 지금까지 본 작품과는 다른 새로운 작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조금은 낯익은 키스 해링의 작품부터 다양한 형태의 조각상이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코헤이 나와의 작품 <픽셀 – 더블 디어 #7>입니다. 크리스털로 뒤덮인 채 사슴의 모형을 한 이 작품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황홀하게 만드는데요. 사실 이 작품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되면 깜짝 놀라실 겁니다. 크리스털 조각들 안에는 실제 박제된 사슴이 있습니다. 다양한 크리스털이 사슴의 본래 형태를 인식하는 것을 방해하도록 만들었는데요. 작가는 이를 통해 우리가 사슴이라고 대상을 인식함으로써 그 사슴이 의미를 갖게 되는 지각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뮤지엄 인 뮤지엄' 프로젝트, 리칭: 8개의 방
2015년 중국의 작가 리칭이 새롭게 시작한 ‘아트 뮤지엄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8개의 방>은 서재, 작업실, 살롱, 침실 등의 8개의 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작가는 각 용도에 맞는 가구 및 소품들을 배치하고 직접 작업한 페인팅이나 사진, 오브제 등을 배치하였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네 개의 공간에는 창문도 작품으로 꾸며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이는 가상의 풍경을 통해 미디어를 통한 시각적 경험과 일상을 바라보는 경험을 혼합시켜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하나의 예술 작품이자 작가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이 <8개의 방>은 작가의 삶과 예술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텍스트가 조각난 곳
지난 8월부터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의 특징적인 독립 공간에서 세 명의 유럽 작가들이 개별적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한 프로젝트 <텍스트가 조각난 곳> 전시가 시작되었는데요. 뮤지엄의 독특한 건축 구조를 반영해 세 부분으로 공간을 조각내어 세 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색으로 각 부분을 채웠습니다.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에서의 새롭게 예술적 경험을 할 수 있는 이 전시는 각기 다른 곳에 있는 세 작가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에는 수십여 개의 다양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특히 컬렉터 Cl Kim의 작품을 찾아보는 것도 전시를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인데요. 전시를 다 돌고 나오면 아기자기한 예술 작품이 담긴 굿즈를 판매하는 아트숍과 아라리오 뮤지엄을 눈에 담으며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도 있습니다.
기존 공간 리모델링으로 재탄생한 곳이자 컬렉터 Cl Kim의 독특한 취향이 묻어나는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색다른 전시를 경험하고 싶으신 분, 혹은 예술적 영감을 찾으시는 분들은 방문해보시길 바랍니다. ^^
+info. 아라리오 뮤지엄 인 스페이스 위치: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83 관람 시간: 10:00 ~ 19:00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 요금: 성인 10,000원 / 청소년(14-19세) 6,000원 / 어린이(11-13세) 4,0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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