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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 작가와 함께하는 청소년을 위한 문학향연

2016. 6.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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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우리 삶의 포근한 쉼터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을 길러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즘 청소년들은 입시를 위한 문학에만 익숙해 다양한 문학을 즐길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한국현대문학관에서는 청소년들이 문학을 오롯이 즐기고 문학을 통해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청소년을 위한 문학향연’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해 3번째 강연은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으로 우리에게 친숙한 정여울 작가와 함께 했습니다. 어느 때보다도 많은 학생이 참여하여 강연의 열기를 더했는데요. 그 생생한 현장을 전해드리겠습니다. ^^



한국현대문학관 입구 


2016년 6월 10일 오후 3시, 정여울 작가와 함께하는 ‘청소년을 위한 문학향연’이 열리는 한국현대문학관을 찾았습니다. 서울시 중구 장충동에 위치한 한국현대문학관은 파라다이스가 설립한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문학관인데요. 김소월, 한용운, 윤동주 등 근현대 문학 100년사에 빛나는 작가들의 친필원고, 초판본 저서, 사진 자료 등을 보관하고 있으며 다양한 기획전과 사진전 등을 통해 작가들의 삶과 문학을 널리 전하고 있습니다. 



정여울 작가의 저서 @네이버 책

한국현대문학관에서는 올해 총 세 분의 문학인과 함께 <청소년을 위한 문학향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공광규 시인, 박찬숙 앵커의 강연에 이어 이번 3번째 강연은 날카로운 문학평론뿐 아니라 감성적이고 따스한 에세이로 사랑받는 정여울 작가와 함께하였습니다. 특히 정여울 작가는 특유의 따뜻한 감성이 묻어나는 여행 에세이 <내가 사랑한 유럽 TOP 10>을 통해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고 있습니다. 


 


강연에는 서울시에 위치한 성동고등학교, 장충고등학교, 해성여자고등학교, 혜화여자고등학교와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화수고등학교, 충남 홍성군 홍성읍에 위치한 홍성여자고등학교 글쓰기 동아리 학생 등 총 6개 학교, 94명의 학생이 정여울 작가의 <문학멘토링> 강연을 듣기 위해 참석했는데요. 정여울 작가의 사인을 받기 위해 직접 자신의 책을 가지고 온 학생들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



강연중인 정여울 작가



 대표로 시를 낭독하는 학생


정여울 작가는 학생들에게 추천하는 10편의 시를 준비했는데요. 깊은 의미가 담긴 시, 위트가 있는 시,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 등 다양한 주제의 시를 학생들과 함께 읽고, 저자와 작품에 얽힌 이야기와 의미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학생들은 강연 내용을 열심히 필기하기도 하고, 천천히 따라 읽으며 시가 담고 있는 의미를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 그 머나먼 / 진은영 >


홍대 앞보다 마레지구가 좋았다

내 동생 희영이보다 앨리스가 좋았다

철수보다 폴이 좋았다

국어사전보다 세계대백과가 좋다

아가씨들의 향수보다 당나라 벼루에 갈린 먹 냄새가 좋다

과학자의 천왕성보다 시인들의 달이 좋다

멀리 있으니까 여기에서

김 뿌린 센베이 과자보다 노란 마카롱이 좋았다

더 멀리 있으니까

가족에게서, 어린 날 저녁 매질에서

엘뤼아르보다 박노해가 좋았다

더 멀리 있으니까

나의 상처들에서

연필보다 망치가 좋다, 지우개보다 십자나사못

성경보다 불경이 좋다

소녀들이 노인보다 좋다

더 멀리 있으니까

나의 책상에서

분노에게서

나에게서

너의 노래가 좋았다

멀리 있으니까

기쁨에서, 침묵에서, 노래에게서

혁명이, 철학이 좋았다

멀리 있으니까

집에서, 깃털구름에게서, 심장 속 검은 돌에게서


정여울 작가가 강연에서 소개한 시 / 진은영, ‘그 머나먼’


'시인이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주제로 정여울 작가는 진은영 시인의 시 <그 머나먼>을 예로 들었습니다. 서울의 홍대 앞보다 파리에 있는 마레 지구가, 내 동생 희영이보다 앨리스가 좋은 것은 자기에게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동경하는 인간의 마음 때문인데요. '시인이란 삶이 시로 압축하는 것을 산문으로 흩뜨리는 자'라는 칼릴 지브란의 말처럼 멀리 있는 것에 대한 인간의 동경을 진은영 시인은 구체적인 예들로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시에서는 시인의 어린 시절의 상처들도 자연스럽게 드러나는데요. '가족에게서, 어린 시절의 매질에서 멀리 떨어져 있기에 좋다’는 표현에서 시인의 아픈 상처를 느낄 수 있습니다.



 

 

강연이 모두 끝난 후 마지막으로 강연 내용이나 정여울 작가와 작품에 대해 평소 궁금했던 점들을 질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정여울 작가의 답변을 듣는 학생들의 눈이 초롱초롱하게 빛났습니다. 



Q. 추천해 주고 싶은 시나 수필이 있다면?


- 백석, 윤동주, 정지용, 한용운, 헤르만헤세, 궤테 등 교과서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시를 추천합니다. 많은 학생들이 교과서에 나오는 시를 문학 작품으로 보지 않고 시험을 봐야 하는 용도로서만 읽고 느끼는데요. 교과서임을 잊고 그 안의 시를 소리 내어 읽어보고 연필로 베껴 써 본다면 그 감동이 훨씬 더 커질 것이며, 교과서 속 시만으로도 시의 아름다움과 울림들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Q. 소개해 주셨던 ‘일곱개의 단어로 된 사전’을 감명 깊게 읽었다. 혹시 작가님의 사전속에는 ‘슬픔’이라는 단어가 있는지, 있다면 어떻게 정의되고 있는지요?


- 여행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여행가이고 여행하는 모든 순간에 글을 생각하며 여행이 놀이가 될 수 없는 사람이 여행 작가인데요. 작가(글쟁이)라는 존재는 스스로 피곤하게 만드는 것을 즐기는 사람인 것 같습니다. 힘들게 스스로를 몰아가면서도 그 슬픔이 없으면 더 슬퍼지는 사람인데요. 그 슬픔 자체가 저의 ‘에너지’ 입니다. 그 슬픔을 통해 더욱 많은 글을 쓸 수 있고, 또 많은 글을 쓰다가 만나는 타인의 슬픔까지도 모두 내 것으로 느껴지는데요. 내가 느끼지 않았던 슬픔까지도 슬퍼지면서 슬픔이 점점 넓고 깊어지는 겁니다. 한마디로 슬픔 자체는 저의 힘(에너지)입니다. 


 


정여울 작가와 함께한 이번 강연은 학생들이 문학을 가까이에서 느끼고, 문학을 통해 소통할 수 있었던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학생들의 뜨거운 호응과 적극적인 참여도 인상적이었는데요. 앞으로도 현대문학관에서는 <청소년을 위한 문학향연>과 같은 다양한 강연, 전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 드립니다. 많은 청소년 및 현대인들이 우리 시와 소설, 그리고 책 읽기를 즐기기를 바랍니다. ^^  




< 정여울 작가 저서 증정 이벤트 >

정여울 작가의 저서 ‪<내가 사랑한 유럽>‬을 읽어보고 싶은 이유를 아래 페이스북 링크로 들어가 댓글로 작성해 주신 분 중, 추첨을 통해 총 5분께 정여울 작가의 친필사인이 담긴 '내가 사랑한 유럽' 을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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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기간 : 6/17(금)까지

✔ 참여방법 : '내가 사랑한 유럽'을 읽고 싶은 이유를 페이스북 댓글로 달기

✔ 경품 : 정여울 작가 친필 싸인이 담긴 '내가 사랑한 유럽' (총 5명)

✔ 당첨자 발표 : 6/24(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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