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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미술의 중심지 홍콩에서 열린 ‘아트 바젤 홍콩’

2016. 4.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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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사내필진 2기 파라다이스 문화재단 박성희님의 원고입니다.]


매년 봄이 되면 홍콩은 일명 아트 피플로 붐빕니다. 바로 아시아 최대 아트 페어 중 하나인 아트 바젤 홍콩 때문이죠. 아트 페어(Art Fair)는 쉽게 말하면 미술 작품을 사고 파는 시장으로, 대가들의 작품은 물론 새롭게 등장한 신진 작가들의 작품을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전시만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작품 거래가 이루어 지는 곳으로, 최신 작품의 경향과 미술 시장의 상황을 함께 파악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죠. 갤러리, 아트 딜러, 작가, 컬렉터, 미술관장, 큐레이터, 비평가, 미술 애호가 등 작품을 매개로 접점에 있는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자리로,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커뮤니케이션 장으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Figure 1 입구


아트 바젤 홍콩은 1970년 스위스 바젤에서 시작된 세계 최대의 아트 페어인 아트 바젤의 홍콩 버전으로, 홍콩이 미술 시장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올해로 4번째를 맞는 아트 바젤 홍콩은 USB의 후원으로 홍콩 컨벤션 전시 센터에서 열렸습니다. 아트 바젤 홍콩은 그 문턱이 높기로 유명한데요, 갤러리 부스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까다로운 심사 기준으로 참여 갤러리를 선발한다고 합니다. 올해는 가고시안, 화이트 큐브, 리송, 페이스 갤러리 등 주요 갤러리를 포함하여 35개 국가에서 온 239개의 갤러리가 참여하였고, 한국의 갤러리도 9개 참여하였습니다.


저는 공식 오픈 전 진행되는 VIP 프리뷰 기간 동안 아트 바젤을 방문하였는데요, 입구에서부터 전시장까지 꽉 찬 사람들의 모습에서 미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Art Work


아시아 최대 아트 페어인 만큼, 회화, 조각, 설치, 미디어 작품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이 선보였는데요. 우리가 잘 아는 마티스, 앤디워홀과 같은 대가들의 작품은 물론 참신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주요 작가들의 작품과 인상적이었던 작품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Figure 2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


 Figure 3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


 Figure 4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 신관에 설치되어 있는 작품의 작가인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이었습니다.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 b. 1954)는 인도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조각가로, 동양과 서양을 아우르는 감성과 철학이 담긴 작품들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그 명성만큼이나 이번 아트 페어에서도 여러 점이 출품되어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Figure 5  션 스컬리의 작품


붓이 아닌 맨손으로 그림을 그리는 션스컬리(Sean Scully, b. 1945)의 작품도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션스컬리는 미국 추상회화를 대표하는 작가로 스트라이프가 작품의 주요 모티브입니다. 그러나 그의 작품에서 보이는 스트라이프는 붓으로 깔끔하게 표현된 것이 아닌 손으로 몇 번이고 덧칠해진 것으로, 풍성한 색감과 함께 자연스럽게 삐뚤거리는 선은 다른 작품에서 느낄 수 없는 따뜻함과 인간미가 느껴졌습니다.


Figure 6 루이스 부르주아의 <스파이더 커플>


얼마 전 작고한 20세기 최고의 조각가로 알려진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1911~2010)의 거미 작품도 이번에 출품되었습니다. 거미를 모티브로 하는 이 작품은 어머니에 대한 작품인데요. 방직공으로서 헌신적이었던 자신의 어머니를 기리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이번 출품된 작품이 미술 시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마지막 거미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예상대로 일찌감치 그 주인이 나타났다고 하네요.


 Figure 7 팀랩의 미디어 작품


IT 시대인 만큼 미디어 작품도 많이 만나 볼 수 있었는데요. 그중에서도 팀 랩(Team Lab)의 작품은 그 크기에서 압도적이었습니다. 팁 랩은 예술가,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디자이너, 애니메이터 등 예술, 기술, 디자인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콜라보레이션 그룹으로 17세기 일본 미술과 일본 애니메이션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거대한 파도의 움직임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호쿠사이의 우끼요에 작품을 연상시키는데요, 일본의 전통 회화의 이미지를 과학 기술을 통해 아름답게 작품으로 구현한 기술력과 예술성에 놀랐습니다.


Figure 8 리우 웨이 작품



Figure 9 쩡판즈 작품


요즘 현대미술의 대세인 중국 작가들의 작품도 많이 등장했습니다. 쩡판즈와 같은 현대 중국 미술의 선두주자들의 작품은 물론 리우웨이와 같은 새로운 경향을 보여주는 차세대 중국 작가의 다양한 작품들이 출품되었습니다.


Special Exhibition


아트 바젤이 다른 아트 페어와 다른 점은 각 갤러리 부스 전시 이외에도 특별한 전시를 기획한다는 것입니다. 특별전은 크게 인사이트(Insights),  디스커버리(Discoveries),  앤카운터(Encounters) 부문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인사이트는 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의 28개 갤러리가 진행한 큐레이터 프로젝트로 호주, 방글라데시, 인도, 이란, 일본, 중국, 한국,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터키 출신의 작가가 소개되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이교준, 구자현, 최정화 등의 작가가 소개되었습니다. 디스커버리 부분은 신예 작가를 선보이는 전시로 미국, 뉴질랜드, 필리핀, 파키스탄, 한국 등 5개의 갤러리가 참여하였습니다. 한국 참여 갤러리인 313 아트 프로젝트는 ‘현재의 대한민국’이라는 주제로 이완 작가의 ‘메이드 인 코리아’ 시리즈 작품 2점을 전시했습니다.


Figure 10 페이 화이트 작품


앤카운터 부분은 갤러리 부스 사이 중앙 복도 공간에 전시공간을 마련하여 16명 작가의 설치 작품을 선보였는데요,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작품들이 특히 눈길을 끌었습니다. 패이 화이트(Pae White, b. 1963)는 “FREEDOM CANNOT BE SIMULATED”라고 쓰인 흰색 티셔츠를 쌓아놓은 작품을 선보였는데요, 관람객들이 티셔츠를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또한 앤카운터 부분에 유일하게 한국 작가로는 함경아가 참여하였는데요, 자수 작품 시리즈가 전시되었습니다. 작가가 밑그림을 ‘은밀한 경로’를 통해 북한으로 보내면, 북한 노동자들이 자수를 완성하는 방식으로 완성된 작품이라고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한 샹들리에이지만, 그 안에 비극적인 분단의 역사와 작품이 완성되어 작가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아슬아슬한 과정이 담겨 있다고 생각하니 사뭇 다른 느낌으로 작품이 다가왔습니다.


Figure 11 함경아 <다섯 개의 도시를 위한 샹들리에> 


People


아트 바젤 홍콩 주최 측에 따르면 올해 아트 바젤 홍콩을 다녀간 방문객은 7만여 명으로 최다 방문객 기록을 경신했다고 합니다. 유럽과 미국의 주요 갤러리들의 대표들이 직접 참여하여 전시 내내 부스를 지키는 등 아시아 미술시장이 얼마나 중요해졌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Figure 12 화이트 큐브 대표 제이 조플링


또한 세계적인 작가들도 아트 바젤을 찾았는데요. 일본 팝아트의 대표주자인 무라카미도 전시장을 돌아보며 미술 관계자는 물론 팬들과 직접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올해는 전 세계에 7점 밖에 없는, 무라카미의 대형 작품 ‘727’작품이 출품되었습니다.


Figure 13 무라카미


홍콩의 핫플레이스인 아트 바젤에는 많은 유명인들도 참여하였습니다. 저는 직접 만나보지 못했지만,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니키힐튼, 패리스힐튼 등 헐리우드 셀럽들과 송혜교, 이정재, 김민선 등 한국의 셀럽들이 아트 바젤 홍콩을 다녀갔다고 하네요.



이번 아트 바젤 홍콩은 최다 방문객 수의 기록을 경신할 만큼 호황이었다고 하는데요. 대부분의 주요 작품이 판매가 되는 등 그만큼 성과도 좋았다고 합니다. 특히 카르디 갤러리가 판매한 사이 톰블리(Cy Twombly, 1928~2011)의 작품은 천만 달러(한화 약 115억)로 가장 비싼 작품 기록을 남겼다고 하네요. 그 외에 페이스 갤러리, 데이비드 쯔위너 갤러리 등 많은 갤러리들이 출품작 대부분을 판매하거나 전부 판매하였다고 합니다. 점점 더 열기가 더해가는 아트 바젤 홍콩. 내년에는 또 어떤 작품으로 구성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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