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작으로 설레는 봄, 그리고 열정으로 가득했던 여름을 지나 성숙의 계절인 가을이 돌아왔습니다. 자연도 계절의 변화에 따라 옷을 갈아입는데, 특히 가을은 그 색채가 더욱 아름다운데요. 가을의 진정한 아름다움이자 상징은 바로 단풍이 아닐까 싶습니다. 푸릇푸릇했던 산과 들이 점차 새빨갛게 물들어가는 모습은 사계절 중 오직 가을에만 볼 수 있는 진풍경이지요. 그냥 봐도 아름다운 단풍을 더 아름답게 부각시켜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면 아마 고궁이 아닐까 싶습니다. 요즘 도시의 모습과는 달리 옛 정취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고궁에서 감상하는 단풍은 색다른 황홀함을 안겨줄 것 같은데요. 특히 고궁의 단풍은 11월 중순이 절정이라고 합니다. 단풍을 구경하기에 좋은 고궁을 파라다이스가 미리 다녀와서 소개해드립니다. ^^
덕수궁
덕수궁은 오늘 소개드릴 고궁들 중에서도 교통편과 접근성이 가장 뛰어난 고궁입니다. 또한 상시 야간개장을 하기 때문에 바쁜 직장인에게도 방문하기 좋은 고궁인데요. 파라다이스도 해가 질 무렵이 되어 하늘이 어스름 해졌을 때쯤 덕수궁으로 색다른 가을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덕수궁 초입
|덕수궁
덕수궁에 들어서면 큰 나무가 줄지어 서 있는 가로수길이 펼쳐지는데요. 붉게 물든 단풍과 아직 단풍이지지 않은 푸른 잎사귀가 섞여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가을이 더욱 깊어질수록 단풍도 더욱 짙어지겠죠? 설레는 마음을 한가득 안고 사진에서 보이는 문을 통과해 들어갔습니다. 해질 무렵이 되니 한걸음 한걸음 뗄 때마다 하늘이 조금씩 어두워지는 것이 느껴졌는데요. 어느새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한 가로등을 보니 고궁에서 야경을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감이 더욱 부풀기 시작했습니다.^^
덕수궁은 얼마 걷지 않아 전체를 다 둘러볼 수 있을 정도로 규모는 작은 편이지만 우리나라의 4대 궁 중 유일하게 동양과 서양의 정취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인 만큼 알찬 볼거리가 있는 고궁인데요. 덕수궁으로 들어서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저 멀리 이국적이면서도 멋있는 건물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러시아 건축가가 설계한, 고종이 커피를 마셨다던 정관헌인데요. 러시아 건축가의 손길이 닿아서인지 한국적인 문양이 군데군데 보이긴 하지만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깁니다. 또한 저녁 무렵이 되자 조명이 켜져 건물을 환하게 비추고 있었는데요. 멋진 조명을 받아서인지 더욱 아름다워 보였습니다.
|덕수궁 석조전
또한 일제 시대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석조 건물인 석조전 역시 정관헌과 더불어 덕수궁만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인 보물인데요. 밤이 되어 조명이 켜진 석조전 앞의 서양식 정원과 건물은 모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낮에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색다른 감동을 안겨다 줍니다.
접근성이 좋고 규모가 작아 마음 편하게 둘러보기에 좋은 덕수궁을 나들이를 다녀왔는데요. “궁”하면 떠올리게 되는 밝고 청명한 날씨와 아름다운 전통 건물이 아닌, 푸르지만 어두운 하늘에 조명을 받아 더욱 아름답게 빛나는 덕수궁의 모습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덕수궁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역사적, 건축적, 그리고 예술적으로도 모두 의미가 깊은 건물 주변에서 단풍을 즐기며 사진을 찍어 보는 건 어떨까요?
|덕수궁 돌담길
|덕수궁 돌담길 캐리커쳐
또한 덕수궁은 궁 내뿐만 아니라 궁 밖도 볼거리로 가득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덕수궁을 찾으면서 꼭 머물다 가는 곳이 바로 덕수궁 돌담길인데요. 덕수궁 돌담길은 가을에는 단풍길로도 유명합니다. 옛 느낌이 물씬 풍기는 돌담길을 따라 걸으면서 머리 위로 울긋불긋 물들어 있는, 그리고 발 밑에 융단을 깐 듯 수북이 떨어져 있는 곱게 물든 단풍을 바라보면서 소중한 사람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주말에는 돌담길을 따라 장터가 열리는데요. 돌담길을 따라 걷다가 캐리커쳐 그림을 위해 앉아서 기다리는 모습, 그리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닭꼬치와 떡볶이 같은 분식을 사서 먹는 사람들의 모습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옛 정서가 가득 느껴지던 고궁 안과는 다른 한국적인 느낌의 돌담길에 현대적인 모습이 어우러지니 또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는 낮이 아닌, 밤이 찾아온 덕수궁을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조명에 비춘 덕수궁 내의 석조전, 정관헌, 그리고 돌담길에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단풍의 모습은 올 가을 손에 꼽을 감동을 안겨다 줄 것입니다.
+info. 덕수궁 매표 및 입장시간 : 09:00~20:00 퇴장시간 : 09:00~21:00 매주 월요일 휴궁 관람요금 : 대인(만 25세 이상) 1000원 / 만 24세 이하, 만 65세 이상 무료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99 문의 : 02-751-0734 |
창경궁
|창경궁 매표소 앞
|창경궁 입구
창경궁 역시 덕수궁과 마찬가지로 규모 자체로만 놓고 보면 큰 편은 아니지만 볼거리가 많은 고궁입니다. 세계에서 오는 여행자들이 단풍 시기에는 꼭 들른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창경궁의 가을은 아름다운데요. 아마 우리나라 4대 궁 중 가장 다채로운 단풍을 볼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창경궁에 들어서기 전, 매표소 앞과 입구에서부터 이미 노랗고 빨갛게 물든 나무를 보며 잔뜩 설레는 마음을 안고 창경궁에 입장하여 둘러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창경궁
문을 넘어 창경궁에 들어선 후, 여기저기 둘러보기 시작하자 넓게 펼쳐진 내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규모 자체로만 놓고 본다면야 크지는 않지만, 공간이 넓게 잘 뚫려 있어 시원시원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한 드넓게 펼쳐진 잔디밭과 그 위에 세워진 수많은 단풍나무가 물들기 시작하면서 붉은 계열의 전통 건물과 잘 어우러지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한껏 행복해진 마음을 안고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춘당지
창경궁에 가게 된다면 꼭 보아야 할 곳은 바로 춘당지입니다. 춘당지는 고궁 내의 연못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이름난 곳으로, 가을이 되면 춘당지 주변을 둘러싸는 길을 단풍길이라고 할 만큼 장관을 연출하는 곳인데요. 신기하게도 가장자리 길을 따라 자박자박, 깊숙하게 걸어 들어갈수록 더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 주는 듯 했습니다. 다양한 나무와 단풍이 있어 눈이 즐겁던 춘당지였는데요, 올 가을은 창경궁의 정적인 연못 주변을 소중한 사람과 함께 천천히 걸으며 사색에 잠겨보세요. ^^
|창경궁 대온실
또한 창경궁 내에 있는 대온실 주변 역시 창경궁에 간다면 들르면 좋을 장소입니다. 대온실은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온실인데요. 새하얀 뼈대에 투명한 유리로 이루어진 건물이 한국적으로 꾸며진 창경궁의 조경과 합쳐졌을 때 만들어 내는 이색적인 조화가 아름다운 곳입니다. 하얗고 투명한 대온실과 그 주변을 감싸며 늘어선 울긋불긋 물든 단풍 나무의 대비는 눈에 색다른 재미를 줄 것이기에 꼭 한 번 들러볼 것을 추천 드립니다. ^^
+info.창경궁 관람시간 : 2월~5월: 09:00~18:00 6월~8월: 09:00~18:30 9월~10월: 09:00~18:00 11월~1월: 09:00~17:30 매표시간 마감: 관람시간 마감 한 시간 전 매주 월요일 휴궁관람요금 : 만25세~만64세 1000원 / 만 24세 이하, 만 65세 이상 무료 서울특별시 종로구 창경궁로 185 문의 : 02-762-4868 |
경복궁은 '하늘이 내린 큰 복'이란 뜻을 가진 이름으로, 조선 왕조의 중심 법궁이었던 만큼 우리나라 고궁 중 가장 규모가 큰 곳입니다. 그런 경복궁 내에서도 가을을 느끼기에 가장 좋은 두 곳을 꼽자면 아마 경회루와 향원정이 아닐까 싶은데요.
|경회루 @문화재청
경회루는 연못 안에 지어진 누각으로, 궁 내에서 연회 장소로 쓰일 목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랬던 만큼 경회루는 한 눈에 보기에도 아름다울 수 밖에 없는 곳인데요. 푸른 연못 한 가운데에 지어진 누각과 연못 주변을 둘러 감싸고 있는 노랗고 빨간 단풍의 조화는 평소에도 아름답지만 가을이 되면 특히나 더 아름답습니다.
|향원정 @경복궁 공식 홈페이지
또 경회루 다음으로 경복궁에서 들러야 하는 곳이 바로 향원정인데요. 고종이 건청궁을 지을 때 그 앞에 연못을 파고, 가운데에 섬을 만든 후 그 가운데에 지어진 향원정은 '향기가 멀리 퍼져나간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향기를 지닌 곳, 그리고 궁 안의 궁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곳이 바로 향원정인데요. 노랗게 물드는 은행나무가 많은 경복궁이지만 향원정 주변은 유독 빨간 단풍나무가 많아 경복궁 내에서도 유난히 아름다운 곳입니다. 조선 왕조의 중심 법궁이었던 만큼 큰 역사성을 지닌 경복궁에서 올 가을엔 노랗고 붉게 물든 하늘과 정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연못을 구경하는 건 어떨까요.
+info. 경복궁 관람시간 : 1월~2월: 09:00~17:00 3월~5월: 09:00~18:00 6월~8월: 09:00~18:30 9월~10월: 09:00~18:00 11월~12월: 09:00~17:00 매표시간 마감 : 관람시간 마감 한 시간 전 매주 화요일 휴궁 관람요금 : 대인(만25세~만64세) 3000원 / 만 24세 이하, 만 65세 이상 무료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로 161 문의 : 02-3700-3900 |
|창덕궁 @창덕궁 공식 홈페이지
비록 경복궁이 조선왕조 제일의 법궁이었다고는 하나, 공식적으로 조선시대 왕들이 가장 많이 기거했던 궁은 바로 창덕궁이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다른 고궁보다도 더 아름다운 풍광을 가지고 있는 고궁이라는 뜻인데요. 가을철 창덕궁에서는 다양한 단풍을 볼 수 있기 때문에 눈이 더 즐겁다고 합니다.
|창덕궁 후원 @한국관광공사
특히 올 가을, 창덕궁에서 아름다운 단풍을 구경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창덕궁에서도 가장 아름다운,세계 문화 유산에도 등재된 창덕궁의 후원을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창덕궁의 후원은 다양한 정자, 연못, 그리고 수목이 본래의 자연 지형과 조화롭게 어우러지게끔 설계되었으며, 그 모습이 오늘날까지도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는데요. 다른 고궁에서는 여유롭게 길을 걸으며 늘어선 단풍 나무를 구경했다면, 창덕궁의 후원에선 여러 골짜기를 직접 누비며 조선 시대의 왕들이 즐겼던 가을 단풍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되어 있었던, 그리고 왕들이 가장 사랑했던 고궁인 만큼 너무나 아름다운 창덕궁에서 가을 단풍을 즐기세요.^^
+info. 창덕궁 관람시간 : 2월~5월 / 9월~10월: 09:00~18:00 6월~8월: 09:00~18:30 11월~1월: 09:00~17:30 매표시간 마감 : 관람시간 마감 한 시간 전 매주 월요일 휴궁 관람요금 : 대인(만 25세~만64세) 3000원 / 소인 (만 24세 이하) 무료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99번지 문의전화: 02-762-8261/9513 |
+info. 창덕궁 후원 관람시간 : 10:00, 11:00, 12:00, 13:00, 14:00, 15:00, 16:00(3~10월), 16:30(6~8월), 13:45, 14:45(4~6월, 9~11월) 관람시간 : 약 1시간 30분 매표 : 사전 인터넷 예약(50명), 현장 구매(50명) 매주 월요일 휴궁 관람요금 : 대인(만 25세~만 64세) 5000원 / 소인(만 24세 이하) 2500원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99번지 문의전화: 02-762-8261/9513 |
오늘은 가을에 단풍 구경을 하기 좋은 고궁들을 소개해드렸습니다. 파라다이스가 고궁을 방문했을 때에는 단풍이 들어가고 있는 때였지만, 11월 중순이 되면 단풍이 더욱 절정에 이를 것이라고 하는데요. 올 가을에는 온통 노랗고 붉은 단풍들과 어우러지는 고궁, 사각사각 밟히는 낙엽의 즐거움까지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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