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의 공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예술 작품을 소개하는 ‘파라다이스 아르떼(Paradise Arte)’ 세 번째 시간입니다. 이번에 떠나 볼 곳은 파라다이스시티 아트가든입니다. 파라다이스시티 메인 호텔과 플라자 광장 사이에 위치한 아트가든은 탁 트인 풍경 속에서 여유롭게 휴식과 사색을 즐길 수 있는 정원인데요. 이곳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두 아티스트 아니쉬 카푸어와 수보드 굽타의 조각설치 작품이 이루는 앙상블입니다. 아트가든과 완벽하게 어우러지며 공간에 감동을 더하는 두 작품을 함께 만나 볼까요?
세계화와 전통을 동시에 보여주는 인도 현대미술
인도 현대미술은 세계화와 전통의 조화로운 결합을 보여주며, 독특하고 매력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인도의 복잡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급격한 변화에 대한 작가들의 반응에서 비롯된 것이죠. 인도 현대미술은 첨단 서구미술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고유의 민족성과 전통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작가들은 다양한 재료와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함과 동시에 고유한 인도적인 요소를 작품에 반영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대규모 설치 미술이나 비디오 아트, 혼합 매체 작품 등 참신한 형식의 작품들이 나오며 많은 주목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작품들 속에는 그들만의 이야기가 독특한 방식으로 살아 숨쉬고 있어 인도의 문화와 역사에 대한 고루한 시선을 벗겨내고, 작품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세계 곳곳을 랜드마크로 만든 세계적인 거장, 아니쉬 카푸어
인도 뭄바이 출생으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Anish Kapoor)는 영국을 대표하는 현대미술의 거장 중 한 명입니다. 그의 작품들은 대담하며, 강한 시각적 효과를 내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아니쉬 카푸어의 시그니처는 역시 스테인리스 스틸 작품인데요. 스테인리스 스틸 작품은 주변 이미지를 반사하며, 표면에 반사되는 빛의 흐름과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하죠. 이는 관람객들로 하여금 자신과 세상을 반추하게 합니다. 시카고 밀레니엄 파크의 ‘Cloud Gate’, 런던 테이트 모던 터빈 홀의 ‘Marsyas’, 파리 그랑 팔레의 ‘Leviathan’ 등은 건축과 조각의 경계를 모호하게 하는 기념비적인 조형 작품으로, 전 세계 곳곳에서 랜드마크가 되었습니다.
파라다이스시티 아트가든에 설치된 아니쉬 카푸어의 2007년 작품 ‘C-CURVE’는 프랑스 파리 베르사유 궁전에 전시되어 유명해진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거울처럼 주변 풍경과 관람객을 스테인리스 스틸 표면에 거꾸로 반사시켜 보여주며, 파라다이스시티 아트가든의 명상적이고 사색적인 분위기를 더욱 극대화 시켜줍니다. 파라다이스시티 아트가든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은 작품 속에 비치는 자신을 포함한 다양한 이미지들을 관조하며, 그 과정에서 스스로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성찰하는 소중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화창한 봄날, 파라다이스시티 아트가든에서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을 감상하며 특별한 사색의 시간을 보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또한, 올해 9월 국내에서 7년 만에 아니쉬 카푸어의 개인전이 열린다고 하니 더 많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면 전시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인도의 데미안 허스트, 수보드 굽타
수보드 굽타는 뉴델리를 기반으로 작업하는 또 다른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현대미술 작가입니다. 그는 인도의 가정에서 사용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주방 용품, 힌두교 문화를 반영하는 소 배설물, 성물 등과 같은 일상적인 소재를 작품에 활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그는 인도를 상징하는 이미지와 레디메이드 오브제를 사용하여 인상적이고 기념비적인 조각 작품을 만들어, 인도의 삶과 문화, 모순을 표현합니다. 조각 뿐만 아니라 설치, 회화, 사진, 비디오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선보이며, 여러 국제 비엔날레에서 주목을 받으며 세계 각지에서 작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파격적이지만 깊은 의미를 담은 작품들로, 그는 '인도의 데미안 허스트'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전 세계에서 사랑받고 있습니다.
파라다이스시티 아트가든에서 전시 중인 수보드 굽타의 2017년 작품 ‘WHEN IT RAINS’는 앞서 소개한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과 마찬가지로 스테인리스 스틸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엄청난 양의 스테인리스 스틸 주방용품을 쌓아 만든 거대한 크기의 조각으로, 작가의 확고한 가치관인 '가장 일상적인 것이 가장 신성하다'가 녹아 있습니다. 이러한 가치관은 인도의 힌두교 문화에서 오염되지 않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들어진 일상적인 주방용품이 깨끗하고 순수한 것으로 취급되는 것과 같은 원칙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작품은 스테인리스 스틸 주방용품들을 혼합하여 제작한 것이지만, 이 소재를 통해 일상을 넘어선 신성함으로 새롭게 탄생한 아름다운 작품입니다. 파라다이스시티 아트가든에서 이 작품을 감상하며 작품이 지닌 의미를 한 번 생각해 보세요.
지금까지 파라다이스시티 아트가든을 더욱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 주는 인도 출신의 작가가 창조한 대표적인 현대미술 두 작품을 만나 보았습니다. 파라다이스 워크를 따라 서로 마주보고 있는 두 개의 아트가든에 각각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과 수보드 굽타의 작품이 중심을 잡고 있는데요. 두 작가 모두 인도 출신의 세계적인 현대 미술가이면서 작품의 재료 또한 동일하다는 점이 더욱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파라다이스 아르떼(Paradise Arte)’ 다음 편에서는 또 어떤 작품을 찾아 떠나게 될지 기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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