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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ZIP 「배종헌.ZIP: 첩첩산중 展」

2018.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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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ZIP의 2018년 첫 번째 전시가 찾아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일상의 평범한 경험을 다양한 시각을 통해 사회적 맥락으로 확장시키는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는 배종헌 작가의 개인전 <배종헌.ZIP 첩첩산중> 입니다. 

 

 

<텍스트_산수화> 2001

 

‘첩첩산중’이라는 제목으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우리 삶 주변의 산수가 아닌 것에서 발견할 수 있는 산수를 주제로 하고 있는데요. 우리가 쉽게 지나치는 작은 것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작가는 벽면의 얼룩, 균열선 등 집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흔적을 전통 동양산수화로 만들어 나갑니다. 전시는 평면 회화 및 드로잉, 설치, 영상으로 다양한 해석으로 표현되어 파라다이스 집(ZIP) 곳곳에 전시되는데요. 배종헌 작가를 만나 전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Q. 파라다이스 ZIP에서 전시를 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제 작업은 특별할 것 없는 그저 살아가는 가운데 보고 느낀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생활미술’이라고 지칭해도 무방할 한 개인의 평범한 삶이 반영된 작업을 지향하죠. 그러다 보니 평범한 주택을 개조한 파라다이스 ZIP이 제 작업과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Q. 파라다이스 ZIP 은 전시 공간으로서는 굉장히 독특한 곳인데요, 처음 보시고 어떤 느낌이 드셨나요?

저는 독특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처음 파라다이스 ZIP에 들어왔을 때 아주 평범한, 어딘가에는 또 있을 법한 그런 건축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 공간이 마음에 들었죠.

물론 전시를 위한 일반적인 화이트큐브와는 다르죠. 파라다이스 ZIP 은, 공간의 인식보다는 작품에 집중시키기 위한, 공간과 작품을 분리시키고 오직 작품을 드러내기 위한 장치로서의 밀폐된 하얀 공간은 아닙니다. 이 공간은 하얀 육면체가 아니라 하얀 분절적 다면체로 좁은 통로가 있으며 작은 공간들이 구획되어 있습니다. 혼자 중얼거리는 소리가 세상의 소리를 덮고 두 사람의 대화가 공간의 밀도를 파고들 수 있는 그런 공간이죠. 주택이라는 구조적 평범함 속에 제 작업의 소근거림이 지친 이들에게 작은 휴식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야생> 2011

 

Q. 개인의 일상을 주제로 작업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번 전시는 무엇에 관한 것인가요?

 

저의 일상은 이런저런 것을 골똘히 바라보는 것입니다. 아주 흔한 것들, 모두가 아는 것들이죠. 어릴 적 마당 한가운데에 있던 우물 속을 들여다보며 동그란 수면에 비친 구름이 참으로 빨리 움직인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의 알 수 없는 흥분 같은 것입니다. 그리고 그 구름덩이들이 토끼와 호랑이로 변하여 달리기를 하는 상상을 하던 그런 것입니다.

이번 전시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삶을 둘러싼 하찮은 현상들,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들, 훅 불면 날아가 버릴 그런 가치 없고 지극히 흔하고 흔한 그런 것들, 누구의 손길이며 누구의 노력인지 알 수도 알 필요도 없는 그런 것들, 목적 없는 시간이 부질없이 새겨놓은 미세한 균열의 선들에 관한 것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그런 미미하고 어디에라도 있는 흔한 현상들 중 산수화로 해석된 것들로 특히 일상의 콘크리트 구조물에서 발견/해석한 산수화를 선보이고자 합니다. 

 

Q. "첩첩산중" 이라는 전시제목이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데요, 이번 전시에서는 어떤 의미를 지닌 제목인가요?

전시가 끝이 나고 작품들이 돌아오면 작업실은 늘 마비가 됩니다. 작업실에 빽빽이 들어선 작품들 사이로 간신히 걸어 다닐 통로를 내고 앉을 자리를 만들곤 하죠. 그리고 그런 작품들을 바라보면, 막막합니다. 차마 무너뜨릴 수 없는 산들. 산들. 지난 겨울 내내 작업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그 산들을 무너뜨렸습니다. 버릴 것은 버리고 남아있는 것들을 가지런히 정리하고 나니, 바닥이 드러났으며 벽면이 보였습니다. 그 속에 정말 아름다운 산수화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멀뚱히, 넋을 잃고 바라보았습니다. 고개를 왼쪽으로 꺾어 겸재의 ‘인왕제색도’보다 아름다운 미장이의 흙손질 흔적을 보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곳곳에 산이 있더군요. 바닥에도 천장에도…….

사실 우리네 삶 자체가 첩첩산중 아닐까요. 한 고비를 넘고 나면 또 한 고비가 기다리고 있듯이요. 삶의 무게에 짓눌린 우리 시대의 수많은 나들이 눈앞의 산들을 무너뜨리고 그 너머에 있을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운 산수화를 접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Q. 기존 전시 혹은 작품과, 이번 전시 혹은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시는 신작은 어떤 다른 점이 있나요?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대부분 신작입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컨셉은 간헐적으로 다뤄왔던 것으로 벽면이나 바닥 등에 난 생채기나 흔적을 어떤 풍경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다만 이번 신작이 보다 평면적 전통 회화표현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 다르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Q. 이번 전시를 관람하는 관람객들에게 팁을 주신다면?

특별한 팁은 없습니다. 그저 평소에 잘 보지 않았던 구석구석을 면밀히 봐주세요. 거기에 어쩌면, 어김없이 멋진 풍경이, 낙원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 프리드리히의 산> 2010

 

 

부산시립미술관 고원석 학예연구사는 배종헌 작가의 작품은 "동시대의 중요한 맥락들을 언급하고 있으면서도, 작업 안에 반신반의의 유머가 내재해 있다."고 평가했는데요. 

 

 

 

<원8경 중 제4경_ 콘크리트 균열과 미장이의 흙손질> 2018

 

 

 

‘휘게(hygge)’, ‘소확행’, ‘워라벨(Work and Life Balance)’등 사소한 일상을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트렌드적 삶의 스타일로 변화되는 요즘, 이번 전시를 통해 바쁜 도시의 일상에서 잠시나마 삶의 여유를 찾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전시의 개최일이자 식목일인 4월 5일(목) 17시에는 전시의 오프닝 행사도 진행될 계획이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Info.

 

 

 

 

 

 

 

 

 


「배종헌.ZIP: 첩첩산중 展」

 

전시 기간: 2018년 4월 5일(목) ~ 6월 30일(토)

 

전시 Opening Party: 2018년 4월 5일(목) 오후 5시

 

전시 장소: 파라다이스 ZIP/ 서울 중구 동호로 268-8

 

오픈시간: 월~토 10:00~18:00(공휴일/일요일 휴무)

 

입장료: 무료

 

전화번호: 02-2278-9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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