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는 서울시청부터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까지 이르는 약 3㎞ 정도의 거리를 말합니다. 을지로 하면 가장 먼저 을지로입구를 중심으로 거대한 빌딩, 호텔, 최신식 건물들이 떠오르는데요. 그러나 그 뒤로는 아직 개발되지 않은 옛 건물과 상점 그리고 서울의 과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골목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최근 이 정겨운 골목 여기저기에 젊은 예술가들의 카페가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오래된 뒷골목에 젊고 트렌디한 감성이 더해지면서 을지로는 현대와 과거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파라다이스 블로그와 함께 을지로의 새로운 문화를 구축하며 인기몰이를 하는 독특한 카페들을 만나보겠습니다. ^^
고종이 살던 그 시대로 커피한약방
첫 번째로 소개해드릴 카페는 간신히 한 명이 드나들 수 있는 을지로의 좁은 골목길에 자리한 ‘커피한약방’입니다. 모르는 사람은 그냥 지나쳐버릴 만큼 낡은 건물 사이에 숨겨져 있는데요. 커피한약방을 찾는 손님들은 다른 시공간으로 넘어가는 듯한 비밀스러운 느낌이 좋다고 입을 모읍니다.
좁은 골목길 사이로 들어가면 입구에서부터 강한 개성이 돋보이는 커피한약방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커피한약방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커피를 맛본 고종 그리고 그가 살았던 시대를 배경으로 꾸며졌다고 하는데요. 그가 살던 그 시대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주는 고풍스러운 가구와 독특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인상 깊었습니다. :)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여유롭고 아늑한 카페 분위기를 만들어주는데요. 재생되고 있는 LP판 음악은 ‘Now playing’ 액자에 걸려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액자를 확인해보세요.^^
│ 수동 로스터기로 직접 원두를 볶는 모습
│ 필터로 내리는 커피
│ 커피한약방의 인기 메뉴, 필터 커피
독특한 인테리어 이외에도 커피한약방의 또 다른 인기 비결은 바로 ‘커피 맛’에 있습니다. 보약을 달이는 것과 같이 정성스럽게 커피를 내린다는 의미로 ‘커피한약방’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하는데요. 커피에 대한 강한 전문성이 느껴지는 이름에 걸맞게 원두의 종류와 커피 종류가 다양합니다. 그중 커피한약방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필터 커피’는 수동 로스터기로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내리는 커피인데요. 커피의 진하고 풍부한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니 꼭 마셔보시길 바랍니다. 따뜻한 필터 커피는 그때그때 내리며, 아이스 필터 커피는 이미 내려놓은 커피로 제공한다고 합니다. ^^
커피한약방 주변에는 많은 회사가 밀집해 있어 평일 점심시간에는 무척 분주한데요. 카페 분위기와 커피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이 시간을 피해서 방문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또한, 손님이 많은 바쁜 점심시간에는 정해진 원두만 사용하지만 그 이외에는 입맛에 맞는 원두를 직접 고를 수 있다고 하네요!
+info. 커피한약방 주소 : 서울 중구 삼일대로12길 16-6 영업 시간 : 평일 오전 7시 ~ 오후 10시 토요일 오전 11시 ~ 오후 9시 일요일 휴무 문의 : 070-4148-4242 |
카페 + 바 + 작업실 호텔수선화
타일이나 도기를 파는 상점들이 즐비한 을지로3가역을 지나 뒷골목으로 들어오니 예술과 감성의 공간, 호텔수선화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눈에 띄는 간판이나 안내문이 없어 위치를 쉽게 찾을 수 없었는데요, 위 사진 속 간판이 있는 건물 4층에 위치해있습니다!
비밀스러운 느낌을 풍기는 문을 열고 카페에 들어서면 요즘 인스타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플라밍고 튜브와 눈길을 사로잡는 예쁜 전등이 반겨줍니다. 호텔수선화는 이름 때문에 ‘진짜 숙박을 하는 호텔일까?’라는 오해를 많이 받는다고 하는데요. 이름은 여행자가 계속해서 새로운 사람들과 마주치는 ‘호텔’이라는 공간을 재현하고자 지어졌다고 합니다.
│ 아메리카노, 오렌지 주스
천장과 벽이 훤히 보이는 빈티지한 공간에 은은한 전등 빛이 더해져 따뜻하면서 신비한 분위기를 풍기는 호텔수선화. 낮에 방문해서 그런지 더욱 여유로운 분위기였는데요. 먼저 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시원한 음료를 주문했습니다. 호텔수선화에서는 커피와 주스 등 심플한 카페 음료와 주류, 디저트 메뉴를 판매하고 있는데요. 인기 메뉴인 훈고링고 브레드의 파운드 케이크을 맛보고 싶었지만, 아쉽게도 당일 품절이라 맛보지 못했습니다.
음료를 마시며 이 신비로운 카페 구석구석을 둘러봅니다. 앤티크한 가구, 천장에 달린 풍선, 테이블마다 놓인 예쁜 전등 등 독특한 아이템들 덕분에 카메라를 대기만 해도 어디서든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3개의 큰 테이블과 입구에 작은 테이블, 여분의 의자까지 있어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노트북이나 노트를 펼쳐 놓고 작업을 하는 젊은 디자이너들의 모습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호텔수선화는 3명의 디자이너가 모여 문을 열었다고 하는데요. 카페 한 편에는 디자이너의 작업 공간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개성 있는 디자인 가방, 원석으로 만든 주얼리 등 그들의 작품을 훔쳐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또한, 호텔 수선화에서는 디자이너가 아니어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플리마켓과 전시회, 뮤지션들의 쇼케이스 그리고 종종 파티도 열린다고 하네요.
아는 사람들만 찾아갈 수 있는 ‘아지트’ 같은 공간, 호텔수선화. 낮에는 편히 쉬다가는 카페, 다양한 술도 즐기는 바, 예술가들의 작업실. 이 세 가지의 매력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 것이 이곳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매주 월요일은 정기 휴무일이며 가끔 행사로 인한 임시 휴무일이 있으므로 방문 전, 호텔수선화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휴무일을 확인하고 방문하시길 바랍니다. ^^
+info. 호텔수선화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충무로7길 17 4층 영업 시간 : 오후 12시 ~ 오전 12시 문의 : 070-8950-2649 |
│ 투피스의 상징, 강아지와 파란 깃발
카페 투피스는 을지로 5가, 큰 길가에 위치해 있습니다. 비슷하게 생긴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 내비게이션 어플만 보고는 이곳을 찾기가 힘든데요. 그럴 땐 고개를 들어 강아지 그림이 그려진 파란깃발을 찾아보세요. 5층 건물, 파란 깃발이 흔들리는 곳이 바로 투피스랍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5층에 오르니 깔끔한 첫인상을 주는 투피스에 도착했습니다. 테이블이 많지 않은 심플하고 아담한 카페인데요. 이른 저녁 시간에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요즘 인기를 증명하듯 많은 손님이 있었습니다. 투피스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가 바로 욕실 타일을 연상시키는 하얀 타일에 쓰인 메뉴인데요. 무심한 듯 흘려 적힌 메뉴판이 인상적입니다. ^^
투피스의 커피는 모두 드립으로 직접 커피를 내리는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또한, 카페에서 커피와 함께 주로 판매하는 베이커리 디저트 메뉴 대신 삶은 계란, 추파춥스, 쥐포 등 독특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맥주도 판매하고 있으니 쫄깃한 술안주, 쥐포와 함께 즐겨보세요.^^
투피스의 인기 메뉴인 아이스 라떼와 비엔나 커피를 주문했습니다. 입안 가득 느껴지는 부드러운 크림과 씁쓸한 커피의 조화를 맛보고 싶으신 분들은 비엔나 커피를, 우유의 고소함과 시원한 얼음을 좋아하신다면 아이스 라떼를 드셔보세요!
투피스는 카페를 겸한 디자인 스튜디오이기도 한데요. 카페의 주인인 디자이너 두 분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업도 해결할 방법을 고심하다 카페를 열게 됐다고 합니다. 덕분에 카페 한쪽에서 아기자기한 인테리어 소품을 구경할 수도 있습니다.
6층에는 훈련원공원 풍경이 근사하게 내려다보이는 루프탑과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미니 갤러리가 있는데요.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며 음료 한 잔을 마시면 서울 도심이 아닌 다른 공간에 있는 듯한 기분을 낼 수 있습니다.^^ 투피스는 매주 월요일, 일요일 휴무이며 종종 임시 휴일이 있으므로 투피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소식을 확인하시고 방문하세요!
+info. 투피스 주소 : 서울특별시 중구 을지로 230-1 5층 영업 시간 : 화요일 ~ 토요일 (월요일, 일요일 휴무) 오후 12시 ~ 오후 8시 (7,8월) |
오늘은 최근 SNS에서 뜨거운 인기를 누리기 시작한 을지로의 독특한 카페, 세 곳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을지로의 오래된 골목으로 젊은이들의 발길을 모으면서 현대와 과거가 만나는 새로운 문화를 창조하고 있습니다. 독특한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또는 깊은 풍미가 있는 커피를 마시고 싶다면, 오늘 소개해드린 개성 넘치는 카페들을 방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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