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삶이 더 풍요로워지기를 바라며, 파라다이스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작품 이야기 ‘파라다이스 아르떼(Paradise Arte)’ 일곱 번째 시 간을 시작합니다. 앞선 여섯 편에서는 파라다이스시티에 전시된 작품들을 테마별로 소개 드렸는데요. 이번 편부터는 시원한 해운대 바다로 여름이 더욱 설레는 그 곳,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으로 떠나 봅니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에서도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요. 첫번째 테마는 작가만의 개성으로 표현된 아름다운 풍경화입니다. 대중의 가슴을 설레게 만드는 데이비드 호크니부터 미국의 대표적인 팝아트 거장 로이 리히텐슈타인까지. 현대미술의 대가가 선사하는 특별한 풍경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볼까요?
혁신적인 방식으로 완성한 호크니 표 풍경화
데이비드 호크니, <The Arrival of Spring in Woldgate, East Yorkshire in 2011- 30 March>
세계 미술계에서 현재 가장 영향력 있고 대중적으로 사랑 받는 작가, 하면 어떤 이름이 떠오르시나요? 많은 분들이 이 작가의 이름을 대답할 것 같은데요. 바로 데이비드 호크니입니다. 영국의 팝아트 문화를 만들어 온, 그야말로 살아있는 전설이라 평가받는 거장이죠. 올해로 86세가 된 노장이지만 작업 방식에 있어서는 늘 새로운 시도와 실험을 즐깁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전통적인 회화 방식을 벗어나 사진 콜라주를 비롯해 복사기나 팩스를 이용한 판화 제작, 컴퓨터를 이용한 드로잉 작업 등 다양한 방식을 시도해 왔습니다. 그리고 아이패드가 출시되고 얼마 지나지 않은 2010년 4월 자신의 첫 아이패드 드로잉을 완성하며 혁신적인 예술가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이후 호크니는 아이패드를 이용한 작업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데요.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 본관 2층에 전시된 두 점의 풍경화 역시 아이패드 드로잉 작품입니다. <The Arrival of Spring in Woldgate, East Yorkshire in 2011-23 April>과 <The Arrival of Spring in Woldgate, East Yorkshire in 2011- 30 March>라는 제목이 붙은 두 작품은 이스트 요크셔에서 약 1년 간 머무르며 그곳의 풍경을 담아낸 작품입니다. 물감 대신 디지털 매체로 작업한 그림이지만 호크니 작품 특유의 밝고 선명한 색감과 평온한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 작품 시리즈가 재미있는 점은 제목 마다 작업 날짜가 쓰여 있다는 것인데요. 날짜를 통해 어느 계절의 풍경인지 알 수 있고, 날짜를 따라 작품을 찾아 보며 변화하는 풍경을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입니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에 전시된 작품은 3월과 4월의 봄 풍경입니다.
감정의 환기를 안내하는 아름다운 풍경
알렉스 카츠, <Harbor No. 1>
데이비드 호크니가 영국을 대표하는 팝아트 거장이라면, 알렉스 카츠는 가장 미국적인 화가입니다. 96세인 지금까지도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는 현대미술의 살아있는 전설이기도 합니다. 뉴욕에서 태어나 평생 뉴욕에 살며 작업 활동을 이어온 카츠는 오랜 세월 흔들리지 않고 꿋꿋하게 자신만의 스타일을 구축해 가장 뉴욕 적인 작가로 자리 잡게 되었는데요. 그가 활동했던 1950년대 미국은 색면 추상의 마크 로스코, 액션 페인팅의 잭슨 폴록 등 추상표현주의가 화단의 주류를 이루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순수 회화는 낡고 고루하다는 인식 속에서도 카츠는 흔들리지 않고 본인만의 스타일을 지키며 사실주의 구상화를 완성했죠
알렉스 카츠는 주로 인물 초상과 풍경을 작품의 소재로 삼았는데요. 초기에는 초상화를 많이 그렸지만 1980년대 후반 이후 대형 풍경화 작업에 몰두하게 됩니다. 그의 풍경화는 멀리서 장면을 관찰하기보다는 가까운 자연에 감싸여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 신관 로비에 전시되어 있는 카츠의 1999년 작 <Harbor No. 1>은 단순한 구성과 대담한 색으로 바다 풍경을 표현한 작품으로, 과감한 화면 구성과 절제된 감정을 내보이며 카츠의 시그니처 스타일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실제 풍경을 보고 개인적인 감정을 배제한 채 직접적이고 차분한 방식으로 그려진 작품은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잔잔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휴식과 리프레시를 위해 찾은 호텔에서 그 시작을 함께 하기에 정말 잘 어울리는 작품이니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에 들리신다면 로비의 <Harbor No. 1>을 꼭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만화를 예술로 녹여낸 팝아트의 아이콘, 로이 리히텐슈타인
이번 작품 역시 로비에 자리하고 있는데요.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 신관 로비에 들어서면 어딘가 익숙한 분위기의 팝아트 작품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바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1992년 작 <Water Lilies with Willow>입니다. 앤디 워홀과 함께 미국 팝아트의 양대산맥으로 불리는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만화를 패러디한 방식의 독특한 작품 스타일로 유명하죠. 검고 두꺼운 윤곽선과 역동적인 구성, 과감한 색감 등을 통해 만화적인 이미지를 극대화하고, 대량 인쇄물에서 볼 수 있는 망점(Ben-day Dot)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성했습니다. 이렇게 만화를 예술로 재창조한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은 일상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많은 대중들의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리히텐슈타인은 풍경화에도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그대로 담아냈습니다. <Water Lilies with Willow>는 우리가 잘 아는 명작을 팝아트 특유의 풍자로 풀어낸 작품입니다. 리히텐슈타인은 유명 만화만 차용한 것이 아니라 고흐, 피카소 등의 명작들도 자신의 방식으로 재해석한 바 있는데요. 이 작품은 프랑스의 인상주의를 대표하는 화가 모네의 대표작 <수련>을 모티브로 하고 있습니다. 질감이 느껴지는 붓질, 빛의 효과, 풍부한 색채 등 모네의 작품이 가지고 있는 회화적인 특징을 단순화해 두꺼운 선과 둥근 망점의 단순하고 기하학적인 형태로 새롭게 표현했습니다. 모네에 대한 존경을 담아 작업했다는 이 작품을 통해 인상주의 화풍을 팝아트로 바꾸어 놓은 작가의 위트를 엿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름만으로도 설레는 세계적인 현대미술 거장들의 풍경화를 만나보았습니다. 같은 풍경화라도 작가 특유의 스타일과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서 감상하는 포인트가 더욱 다채로웠는데요. 다음 편에서도 색다른 테마와 함께 파라다이스 호텔 부산의 작품들을 만나 볼 예정이니 ‘파라다이스 아르떼(Paradise Arte)’ 여덟 번째 이야기도 많은 기대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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