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오타쿠 김성수의 일본 이야기 제31회
이번 편은 도쿄 중에서도 ‘롯본기(六本木)’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도쿄로 여행을 떠나는 분들은 롯본기를 꼭 들리게 되는데요. 롯본기에서 만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서점과 꼭 맛보아야 할 곳을 소개합니다.
롯본기하면 가장 먼저 랜드마크인 롯본기 힐즈가 떠오르죠. 롯본기는 단위 면적당 유동 외국인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유명합니다. 주변에 서구 지역의 대사관이 가까이에 있고 미군 관련 시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롯본기는 1950년대 때부터 미국 군인이 드나들던 클럽이 있었고, 1980년대의 버블 경기에 들떠 있던 시기에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고급 디스코 클럽 ‘마하라자’가 있었던 곳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은 예전과 달리 큰 규모의 클럽은 사라졌지만 중소형 규모의 클럽이 다양하게 있으며, 특히 금요일 밤이 깊어질수록 활기를 띠는 번화가죠.
롯본기 산책① - 입장료를 내는 서점 '분키츠'
이곳은 분키츠(文喫)라고 불리는 서점입니다. 이전에도 작은 서점이 있던 자리였으나 2018년 12월 11일 「책과의 만남」을 가지는 서점으로 새롭게 오픈했습니다. 운영을 주체하는 모회사가 서적을 도매하는 회사이며, 오랜 시간 쌓아온 노하우를 살려 자신들이 추천하는 책을 고객이 만날 수 있는 자리로서 마련했다고 합니다.
분키츠는 특별하게도 입구에서 입장료를 받는데요. 입장료 1,500엔(소비세 별도)을 내고, 뒷면에 무료 WiFi 비밀번호가 찍혀있는 배지를 받아 계단을 올라가면 3만 권의 책을 무제한으로 만날 수 있게 됩니다. 커피/녹차는 퇴장할 때까지 무한리필이며, 좋아하는 홍차나 그 외 차(티백)를 가지고 가서 뜨거운 물을 받아 마셔도 상관없습니다.
푹신한 소파에 앉아도 상관없고 창가에 신발을 벗고 올라가 쿠션에 몸을 싣고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며 졸다가 책을 읽어도 좋습니다. 평소에는 손도 대지 않을 어려운 해부학 서적을 뒤적거려 보기도 하고, 또 예전에 재미있게 읽었던 만화책을 다시 읽는 재미도 있고요. 무심결에 집어 든 책이 의외로 무척 흥미진진하게 느껴지는 즐거움까지도 가득한 공간입니다.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구매도 가능하죠.
다양하지는 않지만 간단한 식사와 맥주를 즐길 수 있기 있어서 하루 종일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도 괜찮습니다. 계절이나 기획 이벤트에 따라서 진열하는 책을 바꾸기 때문에 항상 새로운 책과의 만남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롯본기 산책② - 140여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오츠나스시
메이지(明治) 시대 초기에 창업해 약 140여년의 전통을 가지고 있는 ‘오츠나스시(おつな寿司)’는 스시가 유명한 가게이지만, 저는 ‘이나리즈시(いなり寿司, 유부초밥)’를 추천합니다. 이나리즈시는 이곳에서 꼭 맛보아야 하는 메뉴라고 생각하는데요. 멥쌀과 찹쌀을 적절하게 배합한 밥맛도 훌륭하지만, 유자 껍질의 향이 악센트가 되어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스시 세트를 주문하면 한 피스의 이나리즈시를 올려주는데요. 한 번 맛보면 중독성이 있어서 별도로 시켜 먹게 되지요. 가게 입구에서 따로 포장 판매도 하기 때문에 이나리즈시만 사서 맛보셔도 좋습니다.
롯본기 산책③ - 100년된 붕어빵 가게
이곳은 어린 시절, 학교 앞에서 팔던 국화빵과 붕어빵이 떠오르는 곳입니다. 50원만 내면 3개를 주던 국화 문양의 풀빵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풀빵 옆에 한 개에 100원이던 큼지막한 붕어빵을 보면서 침을 흘렸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인지 붕어빵 가게를 지나가게 되면 무심코 먹고 싶어지는데요.
나니와야소혼케(浪花家総本店)는 롯본기・아자부(麻布) 이 지역 토박이 주민에게도 사랑받는 도쿄 3대 붕어빵 가게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붕어 모양의 틀에 반죽을 넣어 하나씩 굽기 때문에 대부분 1시간가량 기다려야 먹을 수 있는데요. 2층의 테이블 코너에 올라가면 기다리지 않고 방금 막 구워진 타이야끼(たい焼き, 붕어빵)를 먹을 수 있습니다.
롯본기 산책④ - 와인숍이 함께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부도슈쇼쿠도사쿠라(ぶどう酒食堂さくら, 포도주식당 사쿠라)는 롯본기역에서 도보 3분 거리인 이탈리안 레스토랑입니다. 레스토랑 옆에는 와인 소믈리에가 상주하는 와인숍이 있는데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뉴질랜드 등의 다양한 지역의 와인이 있습니다. 여기서 산 와인은 레스토랑에서 콜키지프리로 마실 수 있죠. 레스토랑 와인 리스트에서 골라서 마실 수도 있지만, 숍에서 구매해 마시는 것이 더 저렴합니다.
화덕에서 갓 구워진 뜨거운 피자를 손으로 집어 한입 가득 먹으며, 캐쥬얼한 와인으로 목을 적시는 것도 롯본기에서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즐거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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