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김홍식 작가의 개인전이 복합문화공간 <파라다이스 ZIP>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2년 만에 열린 이번 개인전에서는 작가의 초기 작품을 모티브로 한 신작과 그동안 제작해 온 대표작을 모두 만날 수 있어 사람들의 발길을 끌고 있죠. 재료와 과정들이 그 자체로 작품의 형식이 되거나 콘텐츠로 귀결되는 그녀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 김홍식 작가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Q. <파라다이스 ZIP>이란 공간과의 콜라보는 어땠나요?
오랫동안 ‘파라다이스 ZIP’에서의 전시를 기다려왔어요. 집이라는 공간이 선사하는 편안함이 있어 관람객들의 마음에 제 작품이 훨씬 더 가깝게 닿을 거 같기 때문이죠. 갖가지 공간들이 모여 하나가 되는 ‘집’은 제가 추구하는 ‘통합적 미디엄(Synthetic Medium)’과도 통하는 데가 있어요.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방’이라는 다양한 공간에서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전시 준비도 더욱 즐거웠죠. 개인적으로는 제 작품 활동에서의 터닝포인트가 될 전시예요.
Q. 어떤 형태의 작업들인지 설명 부탁드려요.
관람객들이 종종 저에게 “사진이에요? 판화예요?”라고 물어보세요. 제 작품은 두가지 모두를 아우른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먼저 카메라로 이미지를 채집해 사진인화 과정과 같이 감광해요. 이후 스테인리스 스틸에 이미지를 안착하여 부식시키거나, 실크스크린 기법을 혼용하는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하죠. 저에겐 이 모든 과정이 하나의 예술이에요. 작품에 사용되는 재료와 각각의 과정들이 그 자체로 작품의 형식이 되거나 내용으로 이어지죠. 앞서 말씀드린 통합적 미디엄의 의미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Q. 이번 전시명 ‘B theory’는 무슨 뜻인가요?
‘B theory’란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며 과거, 현재, 미래 모두 동일하게 실재한다.’는 시간 철학 개념이에요. 이번 전시는 초기 작품을 모티브로 한 신작들과 그동안 제작해 온 대표작들을 선보이는 자리인데요.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작품이 한 공간에 존재하고, 초기 작품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신작들도 탄생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죠. 이러한 의미를 ‘B theory’라는 시간 개념으로 차용했습니다.
Q. 이번 전시 중 놓치지 말아야 할 대표작 몇가지 소개해주세요.
│Flaneur in Museum_Louvre, 2016-7
│대화 Dialogue, 2019
│The number of desire, 2019
│빛의 방 Chambre des Lumières, 2019
제 작업에 중요한 요소인 빛에 대한 공간설치 작품입니다. 햇빛이 가득 들어오는 창가에 (이상적 미(美)로 상징되는) 비너스상 작업을 걸고, 필터로 천과 빈 틀을 설치했습니다. 니케와 흰 그림자를 둘러싼 전체 방 공간도 작품에 포함해서 감상하시면 되는데요. 재료와 과정, 내용과 형식이 하나되어 작품으로 구현된다는 개념을 보여주고자 했습니다.
Q. 현대미술을 어려워 하는 관람객들에게 감상 TIP을 주신다면요?
현대미술이 어렵다는 생각들을 많이 하시는데요. 현대인들은 이미 다양한 이미지 세계에 살고 있어요. 메신저로 주고받는 이모티콘, SNS에 올라오는 무수한 사진들이 바로 현대적 이미지죠. 때문에 알게 모르게 무언가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이 매우 높아졌어요. 그래서 현대인들은 미술에 대한 이론 없이도 현대미술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해석하는데 주저하지 않죠. 다만, 미술도 음악처럼 자주 접해야 친근해질 수 있어요. 자주 보고 조금씩 공부한다면 훨씬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거예요.
│김홍식 작가
Inf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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