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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人터뷰_사케오타쿠 김성수 과장님과의 사케이야기, all about SAKE

2015.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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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쿠(otaku, 御宅)’라는 단어를 아시나요? 일본에서는 한 분야에 열중하는 사람을 일러 ‘오타쿠’라고 합니다. 비슷한 단어로  ‘팬’, ‘마니아’가 있지만 오타쿠는 마니아의 단계에서 더욱 발전하여 자신만의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극도의 경지에 이른 사람을 말합니다. 즉 오타쿠란 마니아의 전문가적 시각을 초월한 비평가적 시각까지 지닌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파라다이스에도 스스로를 오타쿠라 칭하는 파라디안이 있습니다. 바로 매주 월요일, 파라다이스 티앤엘 블로그(바로가기)에 사케 이야기를 선보이는 ‘사케 오타쿠’ 김성수 과장님(파라다이스 인터내셔널)입니다. 일본의 전통주 사케는 그 종류만도 무려 2,000여 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여러분은 사케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한 ‘사카쇼(시니어 사케 소믈리에)’ 자격 취득자인 그와의 향긋한 인터뷰가 지금, 시작됩니다^^ 




Q1. ‘all about SAKE’’를 읽다 보면 짧은 일본 여행을 하고 돌아온 느낌이 듭니다. 일본, 그리고 사케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스무살쯤에 읽었던 소설 ‘미야모토 무사시’를 통해, 일본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가졌었고, 가까운 이웃나라라서 편하게 올 수 있었습니다.

 

사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예전에 몸 담았던 한국 전통주 회사의 제품을 팔기 위해, 바이어에게 하는 나의 설명이 바이어를 이해 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였습니다. 회사에서 가르쳐 준 주류교육의 지식을 통한 관련 용어와 설명이 적절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나 보다 더 지식이 많은 바이어에게 설명하고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인식하고, 사케를 알기 위해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전통주와의 차이점을 비교하여, 바이어에게 설명하고, 설득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 사케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였으며, 배우면 배울수록 느껴지는 신기한 매력에 끌려, 오타쿠의 길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도쿄시내에 있는 일본주조협회 1층 전시실(일본전국 각 지방의 대표적인 사케들이 진열되어 있다)

(출처 : 사케 오타쿠 김성수의 all about SAKE Vol.3)

 

 

Q2. 약 1년 반 동안 ‘all about SAKE’를 기고 하셨는데요. 처음 글을 쓰게 되신 계기와 글을 통해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나요?


파라다이스 T&L 최종문 전 대표님께서 사케를 테마로 글을 써서 T&L의 블로그에 올려 보라고 추천해 주신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 가지의 테마로 오랫동안 글을 연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지금은 알 게 되었지만, 당초에는 아주 쉽게 생각했었습니다. ‘다르게 생각하려면 다르게 여행하라’라는 T&L의 슬로건처럼 블로그를 읽어 주시는 분들께 사케를 통해 새로이 일상적인 일본의 풍경을 다시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Q3. 83편의 글이 이제는 웬만한 책 한 권 분량을 넘어선 것 같습니다. 출판의 계획도 있으신지?

 

회를 거듭하면서 무언가 형태로 남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가능하다면, 출판을 해 보고 싶습니다.

 




Q4. 본격적인 사케 이야기로 넘어가서, 점점 따스한 봄기운이 올라오고 있는데요. 요맘때 딱 어울리는 입문자용 사케가 있다면? 그리고 이유는?


아사히주조의 대표 명주인 ‘쿠보타 센쥬’ (출처 : 사케 오타쿠 김성수의 all about SAKE Vol.21)

 

추천해 드리고 싶은 사케는 많이 있지만, 한국 국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사케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무난하게 ‘쿠보타 센쥬’를 추천하겠습니다. 차게 해서 드시는 것 보다, 추천 음용 온도는 40~45도로 데우시고, 된장으로 무친 봄나물과 함께 드셔 보시기 바랍니다. 솜사탕을 연상시키는 가벼움과 조청을 연상케 하는 산뜻한 단맛, 그리고, 쌀의 쌉쓸한 여운이 짭조름하게 무친 봄나물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세이마이부아이’55%의 고급 ‘깅죠슈’이지만, ‘쿠보타 만주’ 가려져, 진가를 인정받지 못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쿠보타 만주’에 비해, 가격도 아주 적정하게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쿠보타 센쥬’는 향기와 맛의 톤이 강하지 않은 차분한 성격의 사케입니다. 이 것을 기준으로 다양한 사케를 맛 보시면서 사케의 개성을 비교해 보시면 좋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 참고

사케의 온도 ‘사케 오타쿠 김성수의 all about SAKE Vol.19 도쿄긴자의 시케맛집 하카리메'

쿠보타 센주 ‘사케 오타쿠 김성수의 all about SAKE Vol.18 사케 명주 쿠보타 형제들'

 

※ 용어 설명 ‘세이마이부아이’

세이마이부아이란, 현미를 기준으로 쌀아 깍아 내고 남아 있는 쌀의 비율을 말 하는 것입니다.

현미의 세이마부아이는 100으로 하며, 세이마이부아이 55는 45%를 깎아 내었다는 뜻입니다.

 

 

Q5. 다양한 사케들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민물 생선인 곤들매기를 불에 구운 후, 데운 사케에 넣어 마시는 '이와나 코츠자케(骨酒)’가 인상 깊었는데요. 이 외에도 일본 여행 시 꼭 먹어봐야 할 사케가 있다면?


민물 생선인 곤들매기를 불에 구운 후 데운 사케에 넣어서 마시는 '이와나 코츠자케(骨酒)’

(출처 : 사케 오타쿠 김성수의 all about SAKE Vol.26)

 

이제 슬슬 대부분의 사케 양조장의 ‘칸즈쿠리’가 끝나는 무렵입니다. 각 양조장들이 다양한  ‘신슈(新酒)’를 선 보이는 계절이며, 4월 이후에는 구하기 어려워 집니다. 혀끝에 닿는 느낌이 신선하고 달콤하며, 조금 설익은 과일을 연상케 하는 풋풋하고 씁쓸한 느낌도 있어서 봄 나물이나 야채 등 제철 음식과 드시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특정 브랜드의 사케를 찾기 보다는 여행하시는 그 지역의 음식과 ‘지자케(地酒: 그 지역에서 생산되는 사케)’를 가능한 드셔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 용어 설명 ‘칸즈쿠리(寒造り)’

에도 시대 초기까지는 사계절 동안, 계절과 관계 없이 사케가 빚어졌었습니다. 1667년경 ‘이타미(지금의 효고현 이타미시 일대)’에서 사케를 겨울에 빚는 기술을 확립되었고, 겨울에 빚는 사케의 품질과 맛이 뛰어나 이후, 추운 겨울에 사케를 빚는 기술이 일반적으로 보급되었습니다. 오늘날에도 대부분 겨울철에만 사케를 빚고 있으나, 대기업 사케 양조장과 일부 양조장에서는 사계절 동안 사케를 빚기도 합니다.

 

 

Q6. 사실 사케 문화가 아직 대중적이지 않아서 잘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꼭 알아야 하는 사케문화가 있다면 어떤게 있을까요? 그리고 일본과 한국의 차이도 있을까요?


술잔이 비기 전에 술을 계속 따르는 것이 예의인 일본의 술자리

(출처 : 사케 오타쿠 김성수의 all about SAKE Vol.10)

 

첨잔을 꺼려하는 우리나라의 문화와는 달리, 일본은 술잔이 비기 전에 술을 계속 따르는 것을 예의로 하고 있습니다. 또한, 본인이 직접 자기 잔에 술을 따라 마시는 것을 ‘데쟈쿠手酌’라고 하며, 이 또한 상대방이나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실례되는 행위가 아니라고 합니다. 

 

 

Q7. 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된 자격증 취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사케 소믈리에 자격증인 키키자케시와 사카쇼의 차이와 그 취득 방법이 궁금합니다.


도쿄 야네센 내 우동 전문집 카마치쿠(釜竹)에 있는 키키자케시 인증서

(출처 : 사케 오타쿠 김성수의 all about SAKE Vol.12)

 

소정의 교육과 시험을 거치면 자격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키키자케시’는 한국의 숭실대학교의 호스피탈리티에서 일본 협회의 공식인정을 받고 교육과 시험을 실시하고 있다고 합니다. 시험은 필기와 실기로 구분되며, 실기는 간단한 사케 지식에 대한 질문과 직접 사케를 서빙하는 롤플레이가 있습니다.

34가지의 향료로 후각 트레이닝 중인 사카쇼들(좌), 사카쇼로 소바&사케 전문점 사장(우)

(출처 : 사케 오타쿠 김성수의 all about SAKE Vol.1)

 

‘사카쇼’는 ‘키키자케시’취득자 중, 주류업계(주류와 관련 있는 서비스업, 유통업)에서 3년 이상의 경력이 필요하며, 협회에서 실시하는 소정의 교육과 시험, 양조장 체험 리포트 제출, 발표(사카쇼가 되려고 하는 이유 등)를 해야 합니다. ‘키키자케시’와 ‘사카쇼’ 시험의 합격율은 70%이상으로 가능한 많은 합격자를 배출하기 위해, 난해한 문제는 제출하지 않습니다. 

 



Q8. 많은 양조장에서 다양한 사케 장인들을 만나보셨을텐데요. 인상 깊었던 양조장이나 장인이 있었나요?

명주 ‘쿠보타’의 양조장, ‘아사히주조’의 전경

(출처 : 사케 오타쿠 김성수의 all about SAKE Vol.17)

 

아직 많은 곳의 양조장을 다녀 본 것을 아니지만, ‘쿠보타’로 유명한 ‘아사히 주조’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니가타현’에 있는 ‘아사히 주조’는 ‘니가타’에서 생산되는 쌀 만으로 사케를 빚고 있다고 합니다. 1993년, 일본 전국적으로 쌀 부족 사태가 일어났을 때, 니가타에서 생산된 쌀이 부족하여, 사케를 생산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로 인해, 도산 직전까지 가는 심각한 경영위기에 처하기도 했지만, 기업이념을 버리지 않고 지금도 꿋꿋이 지켜나가고 있다고 합니다.

 


아사히주조의 사케 탱크들(상) 사케를 빚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효모를 대량 배양하는 주모(하)

(출처 : 사케 오타쿠 김성수의 all about SAKE Vol.17)

 

‘니가타의 땅’에서, ‘니가타의 쌀과 물’을 사용하여, ‘니가타의 사람’이 빚는다는 사케에 담긴 철학이 ‘명주’를 빚는 비결중의 하나라고 느껴졌습니다.


 

주조호적미(출처 : 사케 오타쿠 김성수의 all about SAKE Vol.4 사케의 종류②)

 

여기서 말하는 ‘쌀’은 사케를 빚기 위해 생산하는 ‘주조호적미’라는 고급쌀을 말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밥’을 해 먹는 쌀이 아닙니다. ‘밥’을 짓는 쌀에 비해, 생산지가 적으며, 가격도 1.5배~2배 이상 비싼 쌀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사케 오타쿠 김성수의 all about SAKE Vol.4 사케의 종류②(바로가기)’를 참고 해 주시기 바랍니다.  

 

 

Q9. 사케 만큼이나 다양한 양조장, 그리고 온천 방문기도 흥미롭게 읽었었는데요^^ 일본에 오래 머무르셨던 만큼 사케 마니아가 일본에서 꼭 방문해봐야 할 장소를 한 군데만 소개 해 주세요.


사이후쿠지 카이산도(西福寺開山堂)(출처 : 사케 오타쿠 김성수의 all about SAKE Vol.28)

 

‘사케 오타쿠 김성수의 all about SAKE Vol.28 ’에서 소개한 ‘니가타’의 ‘사이후쿠지 카이산도’를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평생 마실 수 있는 맛있는 사케를 제공해준다’라는 조건에 대도시에서 얻은 명성을 버리고, 니가타로 이주한 에도시대의 예술가 ‘이시카와 운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술, 여자, 도박’을 좋아한 그는 빚을 탕감하기 위해, 많은 작품을 만들었는데, ‘사이후쿠지 카이산도’에서는 그의 걸작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사이후쿠지 카이산도’에서 차량으로 한 시간 정도의 거리에 있는 ‘에치고유자와역’주변에는 온천 시설들이 산재해 있어서 온천도 즐길 수 있습니다. 

 

 

'폰슈칸'에서는 니가타의 117종 사케를 맛볼 수 있는 유료코너와 사케 판매 코너가 있다

(출처 : 사케 오타쿠 김성수의 all about SAKE Vol.25)

 

그리고, 역 건물내에는 다양한 사케와 선물 코너가 구비된 ‘폰슈칸’이라는 시설이 있는데, 이 곳에는 니가타에서 생산되는 117종류의 사케를 시음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니가타의 다양한 사케를 한 자리에서 맛 보실 수 있습니다.




Q10. 마지막으로 좋은 사케를 고르려면 ‘이것’만 기억하라! 어떤 것이 있을까요? ^^

아주 곤란한 질문입니다. 질문의 답변이 되지는 못하지만, 사케에 대해 궁금할 때는 ‘스마트폰’으로 ‘사케 오타쿠 김성수’를 검색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기억하는 것 보다, 사케를 잘 아는 사람과 친하게 지내는 게 편하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Extra. 주류 회사에 몸담으셨던 이력답게 사케 외에도 다른 술에도 조예가 깊으실 듯 합니다. 사케 외에 즐겨 드시는 술이 있다면? 그리고 주량은?


오키나와 향토소주로 길쭉한 모양의 인디카 쌀을 원료로 한 증류주인 아와모리 ⓒ @Nokton (flickr)

 

즐겨 마시는 술의 종류는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눈 앞에 주어진 술은 종류를 가리지 않고 다 마십니다. 굳이 꼽는다면, 소주(쌀, 고구마, 보리, 흑설탕)를 사케 다음으로 선호하고 있습니다. 적정 주량은 사케를 기준으로 2홉(알코올도수 15도, 360ml)정도 입니다. 물론, 초과하는 경우가 많은 편입니다.

 

 

알면 알수록 사케의 세계는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사케 오타쿠’와의 인터뷰, 어떠셨나요? 사케라는 술에 조금 더 관심이 생기셨다면 매주 월요일 파라다이스 티앤엘 블로그에서 연재되는 ‘사케 오타쿠 김성수의 all about SAKE’를 찾아주시기 바랍니다. 더불어 파라다이스 블로그도 재미있는 파라디안들의 인터뷰를 계속 진행할 예정이니 많은 사랑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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