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다이스 공식블로그 입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 Bresson, 1908~2004).@ http://goo.gl/9clszo


  

영혼의 순간을 포착하는 일이 카르티에-브레송 필생의 임무였다. –피에르 아슐린

  

국제 자유 보도 사진작가 그룹이자 세계 최대, 최고의 사진 그룹 매그넘 포토스(Magnum Photos)의 설립자 중 한명인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작품이 한국을 찾았습니다. 카르티에 브레송은 그만의 사진 기법과 구도, 철학 등으로 전세계 유수의 사진작가들의 롤 모델로 꼽히는 사진계의 거장입니다. 


전시장으로 들어가는 DDP배움터 입구(상)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전시 포토존(하)

 

이번 HCB재단과 매그넘(MAGNUM PHOTOS)이 주최하는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10주기 회고전인 ‘영원한 풍경’展은 한국에서는 최초로 공개되는 작품들을 포함하여 카르티에-브레송의 생전에 제작된 총 253점의 오리지널 프린트(Original Print)를 전시중인데요.

 

스페인 내전에서부터 제2차 세계대전, 프랑스 학생혁명, 그리고 식민주의가 끝날 때까지 거의 한 세대를 아우르며 20세기 유럽과 세계 역사의 위대한 증인으로서 사진을 예술로 승화시킨 거장이 그의 전 생애에 걸쳐 담아낸 작품들을 ‘풍경(Landscape)’이라는 주제 안에서 보여주는 본 전시는 1947년 뉴욕현대미술관 모마(MoMA)에서 성황리에 전시되었던 초기 대표작인 ‘Early Work in MoMA 1947’, 자연풍경(Landscape)과 도시풍경(Townscape)을 담은 ‘영원한 풍경’, 그리고 20세기 당대 최고의 거장들을 촬영한 ‘순간의 영원성’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나뉘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앙리 카르티에-브레송의 사진(좌)와 본 전시 내부(우)

 

오늘 파라다이스 블로그에서는 전시의 본편이라 할 수 있는 ‘영원한 풍경’ 그리고 ‘순간의 영원성’ 섹션을 중심으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에 대해 풀어나가고자 합니다. 그가 포착한 결정적인 순간들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Bree, France.@http://goo.gl/xreTzu

 

‘영원한 풍경’이라는 전시의 부제답게,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풍경사진인데요. 브레송은 풍경사진을 찍는 데에 있어서 풍경의 눈으로 보이는 순간을 프레임 속에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위)프랑스의 브리 지방 풍경을 담은 사진은, 보는 이의 심리 상태에 따라 각기 다른 해석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사랑에 빠진 이에게는 풍성한 하트가 보이고, 일상에 지친 이에게는 고요와 적막을 느끼게 하는 등 여러 해석으로 작품을 바라볼 수 있는데요. 여러분께서는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Provence, France.@ http://www.soulcatcherstudio.com

 

프랑스의 프로방스 지방은 브레송이 프랑스에서 가장 좋아했던 곳입니다. 실제로 브레송이 은퇴 후 말년을 이 프로방스에서 보냈다고 합니다. 나무의 그림자와 인물의 그림자까지, 하나의 소실점으로 이어져 평화로움을 자아냅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브레송은 자신의 자화상은 단 한 점도 남기지 않았다는 점인데요. 그런 그가 자신의 그림자로 자아를 기록했는데, 이 사진을 찍은 시기가 그의 나이 91세였다고 합니다. 브레송이 말하고자 했던 ‘영원한 풍경’이란, 바로 이 사진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니었을까요?

 



아르메니아의 가족 풍경@http://goo.gl/Ro1u6w(상) 그리스의 풍경@http://goo.gl/3WW3Mc(하)

 

삼각형 구도는 사진에서 안정감과 균형감을 주는 구도인데, 브레송의 사진에서 이 삼각구도를 자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또한 화면을 4등분 했을 때, 정 중앙에 작품의 주인공이 되는 피사체를 두어 시선이 어디로 가야 할 지를 정확하게 말해줍니다.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사진 속 장면을 상상하게 만드는 매력도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입니다. 카르티에 브레송은 이외에도 사물의 조형적, 기하학적인 형태를 사진에 자주 활용해 왔습니다. 

 

십자가 모양의 구조물로 인하여 공동묘지 느낌이 드는 뉴욕의 화재현장 @http://goo.gl/Evgwrd

 

브레송은 인물 및 자연 외에도 도시의 풍경을 잘 잡아내었는데요. 브레송은 평소에 기계문명에 대해 혐오감이 심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는 컬러 사진 작업이 가능한 시대에 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모든 작품은 흑백사진으로만 남아있습니다. 즉 오리지널 프린트, 그가 직접 암실에서 인화한 사진들인데, 뉴욕 호보켄의 화재 현장을 담은 사진은 가장 그러한 특징이 아주 잘 드러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참담한 화재현장과 뭉게구름이 만발해 평화로운 하늘, 도시의 스카이라인이 극명한 대비를 이루고 있네요.

 

  


Duchess of Windsor @http://goo.gl/3QePJG (좌) Ezra Pound@http://goo.gl/OSaKXT (우)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의 마지막 코너는 인물 사진입니다. 풍경 사진으로 대중에게 가까이 다가간 카르티에 브레송이지만, 그의 인물 사진은 우리에게 익숙한 모델을 통해 더욱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브레송이 찍은 인물(초상) 사진의 특징은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찰나’의 순간을 포착했다는 점인데요. ‘찰나’는 불교의 언어로, 굉장히 짧은 순간이지만 영혼을 담아낼 수 있는 시간을 말합니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은 스냅샷(상대방-사진의 주인공이 인지하지 못하는 순간을 담은 사진)의 마이스터(Meister)라고도 불리는데요. ‘찰나’의 순간에 인물의 표정, 몸짓, 복장, 사진의 톤과 구도, 명암대비 등을 통해 미묘한 모델의 심리와 정체성을 절묘하게 번역해냈습니다. 


 

Samuel Beckett@http://goo.gl/0qkHXV(좌) 프랑스 소설가colette@http://goo.gl/0qkHXV(우)

 

두번째는 환유적 초상으로, 사진의 주인공과 밀접한 관계를 이루고 있는 사물이나 배경, 또는 작품을 이용해서 그의 성격이나 특징을 은유적으로 나타내주는 브레송만의 특징적인 기법입니다. 부조리극의 개척자이자, 「고도를 기다리며」 를 지은 작가 사무엘 베케트에게는 책장과 스탠드라는 배경을 주어 작가라는 직업을 은유했고, 생전에 프랑스에서 공식적인 명예를 얻은 최초의 여성작가이기도 했던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에게는 자연스러운 명암대비를 통해 그녀만의 자주성과 명확성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Alberto Giacometti @http://goo.gl/wK3PZf

 

전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초상의 주인공인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사진은 그의 소박하고 고집 센 성격을 그대로 나타내 주는 듯합니다. 거친 벽면과 그의 옷차림, 깊은 주름 등 사진 속 모든 오브제가 그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Marcel Duchamp@ http://goo.gl/0qkHXV(상) Henry Matisse@http://goo.gl/bdWGBI(하)

 

브레송 표 인물 사진의 특징, 그 마지막은 파격적인 구도와 암시인데요. 브레송의 사진을 보면, 초상 사진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파격적인 구도가 많습니다. 초상사진은 정면을 바라본 사진이 대부분인데, 브레송의 사진은 그 틀에서 벗어난 사진들이 많았습니다. 인물보다 오브제를 더욱 큰 비중으로 두거나, 하이앵글로 찍은 앙리 마티스의 사진은 카르티에 브레송이 파격적인 구도를 통해 더욱 자연스러움을 찾으려 했던 노력이 느껴집니다.  


 

카르티에-브레송이 직접 촬영한 다큐멘터리(좌)와 아트샵 포토존(우)


카르티에-브레송이 사용했던 카메라들


 본 전시 이외에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대표작 앞에서의 포토 이벤트, 그가 사진가로서의 평생 동안 직접 사용했던 사진기들, 그가 직접 촬영한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볼거리가 많았습니다. 10주기 회고전인 만큼 사진을 통한 그의 인생과 철학을 더욱 깊이 알아볼 수 있었는데요. 그림과 다른 사진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잠시 시간을 내어 DDP를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Info.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기간 2014.12.05(금)~2015.03.01(일)

(매주 월요일 및 구정 당일 휴관)

관람 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수, 금요일은 21시까지 연장)

*전시 종료 한 시간 전 입장 마감

입장료 성인 12,000원, 청소년 8,000원

어린이 7,000원, 가족권(4인) 30,000원

DDP(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배움터 디자인 전시관

자세한 사항은 http://hcb2014.co.kr/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