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사진을 찍다 보면 의도, 목적에 맞게 특정 순간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종종 느끼곤 합니다. 오늘 파라다이스 블로그에서는 카메라라는 도구를 통해 사진과 회화의 경계를 허무는 작가인 닉 나이트의 사진전을 소개해드릴 예정인데요. 닉 나이트는 알렉산더 맥퀸, 입생로랑, 보그 등의 디자이너, 매거진들과 다수 프로젝트를 진행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포토그래퍼입니다.
“난 단지 세상을 좀 더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것뿐이다.”
다른 각도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그의 말처럼 닉 나이트의 작품은 발상의 전환이 주를 이루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기존 형식을 대담하게 파괴하며 강렬함을 선사하는 그의 작품을 지금부터 함께 감상해보실까요?
SKINHEADS
닉 나이트는 1979년부터 1981년까지 영국 스킨헤드(SKINHEAD)를 관찰하며 그들의 일상을 포착했습니다. 백인 우월주의를 바탕으로 파격적이며 대담한 행동을 하는 스킨헤드의 순간들을 담아 당시 파격적인 책 ‘스킨헤드 SKINHEAD’를 발간하며 유명세를 치르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강렬한 흑백의 명암에서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는데요. 삭발한 머리, 문신, 반항적인 눈빛과 제스처 등 거침없는 그들의 일상을 닉 나이트의 시선을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스킨헤드만의 패션, 음악 등의 문화에 매료되었던 그는 그들의 일상을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기록하였고 이 프로젝트를 통해 그는 전문 포토그래퍼로 활동하게 되는데요. ‘스킨헤드(SKINHEAD) 프로젝트’는 1982년도 사진첩 출간 이래 세계 최초로 대림미술관에서 공개되는 것이라고 하니 직접 방문하여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PORTRAITS
초상사진 코너의 작품들은 대부분 아이디(i-D) 매거진의 에디터, 테리 존스가 닉 나이트에게 의뢰하여 진행되었습니다. ‘PORTRAIT 프로젝트’는 1985년 아이디 매거진이 창간된 지 5주년을 기념해 닉 나이트에게 의뢰한 인물사진 프로젝트인데요. 게다가 30년 후인 2009년, 동시대를 대표하는 배우, 모델, 아티스트, 뮤지션, 디자이너 등 200명과 다시 한번 진행하며 포토그래퍼로서 그의 커리어를 확고하게 해준 작업이기도 합니다.
닉 나이트는 디자이너, 모델, 뮤지션 등의 유명 크리에이터들을 독특한 시각으로 포착하여 관객들에게 선보였는데요. 사진 속 인물들의 독특한 제스처와 움직임이 생동감 있게 다가오는 것이 특징입니다. 예술, 문화계 인사들과 작업함에 따라 레이디 가가, 나오미 캠벨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인물을 발견하는 재미 역시 느낄 수 있습니다.
DESIGNER MONOGRAPHS
전시관 2층에서는 닉 나이트가 요지 야마모토, 마틴 싯봉, 질 샌더와 작업하여 당시 여성을 상품화하던 패션계에 도전하며 색다른 시선을 던진 ‘디자이너 모노그래프(DESIGNER MONOGRAPHS)’ 프로젝트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는 의상의 디테일한 요소를 부각시키거나 명암을 왜곡시켜 정형화된 화보 이미지에서 탈피했는데요. 당시 여성의 섹슈얼한 몸매나 얼굴을 강조하는 패션 화보계에 도전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는 사진의 교차 현상(Cross Processing : 투명 슬라이드 필름을 네거티브 필름용 화학 약품으로 현상하는 방식)을 적용하여 색과 명암을 과장되게 부각하는 등 당시에도 파격적인 스타일을 선보였습니다.
PAINTING & POLITICS
전시관 3층에서는 그로테스크한 느낌에 파격적인 연출이 돋보이는 ‘페인팅&폴리틱스(PAINTING & POLITICS)’ 섹션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닉 나이트는 차별, 폭력, 죽음 등의 이슈를 다뤘는데요. 사회적 메시지를 패션과 결합한 프로젝트를 선보이며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사진 작품에 투영했습니다.
“나는 아름다움을 정의 내리지 않는다.”
획일화된 아름다움을 거부하는 그의 가치관이 담긴 말인데요. 닉 나이트의 사진을 관람하다 보면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가치관을 깨뜨리고 이에 도전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한눈에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만한 강렬한 작품들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요. 그는 사진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는 경우가 드물던 90년대 초부터 퀀텔 페인트박스 그래픽 장비를 도입하여 표현력을 극대화했다고 합니다.
STILL LIFE & KATE
웅장함이 느껴지고 언뜻 보면 그로테스크하기까지 한 그의 작품들을 감상하다 ‘정물화 & 케이트(STILL LIFE & KATE)’ 섹션에 들어서면 익숙한 모델 케이트 모스와 화사한 꽃들을 보고 반가운 마음이 드는데요. 아름다운 꽃이 아래로 흘러내리는듯한 모습이 인상 깊었습니다. 인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잉크가 흘러 내리도록 표현하여, 꽃의 싱싱함이 언젠가 시들 듯 영원한 아름다움은 없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FASHION FILM
마지막으로 4층에 올라서면 알렉산더 맥퀸과의 협업 영상은 물론 애니메이션, 3D 촬영, 비디오 콜라주 기술을 가미한 작품들을 감상하실 수 있는데요. 정적인 패션 사진을 생동감 있는 영상으로 확장시켜,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패션필름이라는 변화를 주도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움직이는 영상 작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그가 단순히 사진작가라는 타이틀에서 더 나아가 패션 필름이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아티스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위의 글귀는 그의 자유로우면서도 과감한 창작 정신을 나타내는데요. 대림미술관 내 닉 나이트의110여 점의 작품을 감상하며 아름다움에 대한 기존 통념을 깨고 형식을 파괴하는 자유로운 정신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info. 닉 나이트 사진전 – 거침없이, 아름답게 시간 : 화-일요일 10:00AM - 6:00PM / 목,토요일 10:00AM - 8:00PM (매주 월요일, 설/추석 연휴는 휴관) 위치 : 대림미술관 서울특별시 종로구 자하문로4길 21 관람료 : 성인 5,000원/학생(초/중/고) 3,000원 / 미취학아동 2,000원 (매표는 전시종료 30분 전에 마감) 전화번호 : 02-720-06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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