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베르네(캐버넷) 소비뇽, 메를로(멀롯), 삐노(피노) 누아, 샤르도네(샤도네이), 소비뇽 블랑, 슈냉 블랑 등. ‘와인’을 담그는 다양한 품종의 ‘포도’가 있는 것처럼 ‘사케’를 담그는 ‘쌀’에도 다양한 품종이 있습니다. 오늘은 사케를 만드는 쌀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사케를 빚는
‘전용 쌀’이 있다
| 일본 고유 품종의 「코슈」 포도
| 니가타현(新潟県) - ‘고햐쿠만고쿠(五百万石)’ 벼베기 풍경
와인을 담그는 포도 품종과 식용 포도의 품종이 다르듯, 사케에서도 크게 밥을 해 먹는 ‘멥쌀’과 ‘사케 전용 쌀’로 구분되어 있는데요. ‘사케 전용 쌀’은 크게 ‘사카마이(酒米)’라고 부르며, 그 중에서 가장 우수하고 적정한 쌀을 ‘주조호적미(酒造好適米)’라고 합니다.
주조호적미(酒造好適米)
주조호적미(酒造好適米)는 ‘고급 사케’를 빚는 ‘전용 쌀’을 말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양조호적미(醸造好適米)’라고 부르며, 현재 한 가지 종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설갱미(雪粳米)’: 2004년 ‘국순당’ 개발) 고급 사케의 재료로 쓰이는 ‘주조호적미(酒造好適米)’는 100여종이 넘게 있으며, 일본의 각 지역에서는 신종을 개발하기 위해 개량과 연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더욱 늘어 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 작성 – 사케오타쿠
‘주조호적미(酒造好適米)’의 이름과 차이점을 모두 기억하는 무모한 도전은 할 필요가 없지만, 자주 접하게 되는 몇 가지 정도만 기억해 두시면 편리합니다.
| 대표적인 ‘주조호적미(酒造好適米)’
‘주조호적미(酒造好適米)’의 가격은 ‘멥쌀’보다 1.5~3배이상 비싸지만, 밥을 지어 먹으면, 그다지 맛은 없는데요. 왜냐하면, 밥을 지어먹는 ‘멥쌀’보다 지방, 단백질 등 맛을 내는 성분이 적고, 사케에 적합한 ‘전분’의 비율이 높기 때문입니다.
세이마이부아이(精米歩合)
사케의 쌀을 설명할 때는 ‘쌀을 얼마나 깎았는가’에 대해서도 빠트릴 수 없습니다. 사케 용어 중 ‘세이마이부아이(精米歩合)’는 현미를 깎아내고 남아있는 비율을 말합니다. 현미의 ‘세이마이부아이’를 100%로 하며, 여기서 30% 깍아내면 ‘세이마이부아이’ 70%가 되는데요. 쌀의 표면에는 단백질, 회분, 지방 성분이 많으며, 이러한 성분은 맑고 깔끔함을 추구하는 사케의 향과 맛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세이마이부아이’는 일반적으로 고급 사케라고 칭하는 ‘특정 명칭주’ 의 구분을 알기 위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애석하지만, 외우셔야 합니다) 외우기 귀찮으시다면 ‘즐겨 찾기’ 에 등록하시고, 아래 표를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세이마이부아이’는 원래 70%의 규정이 있었으나, 2003년 그 규정이 철폐되어 현재는 규정이 없습니다. 하지만, 반드시 ‘세이마이부아이’ 라고 라벨에 표기를 해야합니다.
| 표&자료출처 [日本酒完全ガイド] 君嶋哲至著、池田書店、2011년11월11일
쥰마이(純米)
사케를 빚는 과정에서 소량의 알코올을 첨가하지 않고, 쌀로만 빚은 사케에는 ‘쥰마이(純米)’라는 명칭을 붙일 수 있습니다.
(‘세이마이부아이’의 규정은 없음. 70% 규정이 있었으나, 2003년에 철폐되었음. 그러나 반드시 라벨에 ‘세이마이부아이’를 표기해야 함)
깅죠(吟醸)
‘깅죠(吟醸)’는 쌀을 40% 이상 깎아내고, 남은 60%이하의 쌀로 빚는 사케의 명칭에 붙일 수 있습니다.
다이깅죠(大吟醸)
‘다이깅죠(大吟醸)’는 쌀을 50% 이상 깎아내고, 남은 50%이하의 쌀로 빚는 사케의 명칭에 붙일 수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세이마이부아이(精米歩合)’?
| 인용: 「일본주 강좌」 SSI공인 ‘일본주학 강사회’감수, 2015/04/01개정 (정미 소요시간 추가 작성)
‘쌀의 도정을 많이 한다는 것’은 많은 시간과 인력을 필요하며, 재료로 사용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지게 됩니다. 때문에 그 만큼 원재료의 ‘원가가 비싸게 된다’라고 금방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세이마이부아이(精米歩合) 8%.
| 쥰마이 다이깅죠 라이후쿠
- 특정 명칭 : 쥰마이 다이깅죠(純米大吟醸)
- 제조 양조장 : 라이후쿠 주조( 来福酒造- 茨城県筑西市)
- 원료 쌀 : 히따찌니시끼(ひたち錦)
- 세이마이부아이(精米歩合) : 8%
- 알코올 도수 : 17도 / 일본주도 : ±0 / 산도 : 1.3
| 중앙: 현미(세이마이부아이100%) 그 외: 세이마이부아이(精米歩合)8%
이 사진을 보시면, 실제로 현미를 얼마나 깎아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사케를 빚기 위해 쌀의 92%를 깎아낸 것 인데요. 이 세이마이부아이 8%로 만든 사케는 ‘일본 최고’이기 때문에 ‘세계 최고’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맑고 깔끔한 맛이 일품인 이 세이마이부아이는 맑은 시냇물에 발을 담그고, 많은 대화가 필요 없는 오랜 친구와 함께 조용히 잔을 나누기에 좋습니다.
사케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전용 쌀과 얼마나 깎였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사케의 맛에 대해 소개해드렸습니다. 사케 한 잔에 더위도 한풀 꺾이고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 기분마저 좋아지는 가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런 날씨에 사케가 빠질 수는 없는데요. 시원한 바람과 함께 사케 한 잔을 기울이며 가을을 맞이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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