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LIFE

본문 제목

말괄량이 시바견과의 6개월 생활기

2016. 5. 17.

본문

[본 글은 사내필진 1기 카지노 워커힐 오퍼레이션팀 이예하님의 원고입니다.]


자타 공인 애견가인 제가 지난 12월 새 식구를 맞이했답니다. 그동안 무려 세 마리의 개를 키워오면서 다져온 내공이 있다고 자부했지만 지난 6개월은 새로운 경험의 연속이었어요. 이름부터 특이한 시바견 (발음 주의!). 그 모습과 성격을 저의 강아지 ‘마요’ 사진들과 함께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꽃보다 시바♡ 시바견의 매력에 푹 빠져보실까요? 


시바견 (시바이누, 柴犬, しばいぬ) 에 대해서


우리에게는 수많은 ‘짤’로 익숙한 시바견은 진돗개 축소판의 외모를 가진 개로 상당히 친숙한 얼굴을 가지고 있지요. 사람 같은 다양한 표정을 지어 인터넷상에서 재미있는 사진들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기도 하고요. 


 개들도 표정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통통한 볼살과 큰 입을 가지고 있는 시바견은 유독 표정이 더 사람처럼 다양하게 느껴진답니다

 

소위 ‘네눈박이’로 일컫는 검은색의 블랙탄 시바견은 눈 위에 갈색 점이 눈썹처럼 도드라져 있어서 더 재미있는 표정을 연출해주는 것 같아요


시바견은 일본의 전통적인 6개의 견종 (아키타견, 키슈견, 시코쿠견, 홋카이도견, 카이견, 시바견) 중 가장 작은 견종이라고 합니다. 수컷이 암컷보다 조금 더 사이즈가 큰데, 체고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길이)를 따졌을 때에 수컷은 38~41cm, 암컷은 35~38cm 정도라고 해요. 대충 웰시코기나 중형 푸들 정도의 크기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색상은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황색이 가장 다수이나 마요와 같은 흑색의 블랙탄 시바견도 상당수 있으며, 백색의 시바견도 있답니다. 세 가지 색이 고루 섞인 경우에는 참깨색(고마시바)이라고 표현해요. 표현이 참 귀엽죠?


사람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면 시바견이 생각보다 작은 견종인 것을 실감할 수 있어요


바짝 올라선 세모 모양의 귀가 알려주듯 청각과 후각에 무척 예민하고 단단한 근육질의 몸매는 이들이 얼마나 날쌘 운동신경을 가졌는지를 예상할 수 있게 합니다. 실내에서 키우기에 무리 없는 사이즈의 중형견이기는 하지만 이 엄청한 활동량을 감안하자면 1일 1회 산책은 필수!라고 꼭 말씀드리고 싶네요. 


군살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근육질 몸매 자랑하는 중! 바라보는 주인은 그저 부러울 뿐


소위 말하는 시바견의 특성을 몇 가지 나열하자면 1. 매우 활발하고 2. 깔끔하며 3. 잘 짖지 않고(멍멍 짓기보다는 우후후- 하는 하울링을 한다고 해요) 4. 충성심이 강하고 5. 물을 싫어한다 등을 나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 키우는 저로서는, 글쎄요. 활발한 것 빼고는 다 다른 것 같아요. 깔끔하지도 않고 은근 짖기도 하고 물은 생각보다 좋아하는 저희 개가 별종일 수도 있겠지만요. 확실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키우기 만만치 않지만 (힘도 성격도 셉니다 ^^) 갈수록 정들고 길들여지는 아이라는 점인 것 같아요. 정말 귀엽고 똑 부러지는 말괄량이 아가씨랍니다. 참, 시바견 ‘마요’가 여자아이인 걸 미리 말씀을 안 드렸네요. 늠름한 외모 때문에 오해를 많이 받는 편이긴 하지요. (웃음)


물을 싫어하는 것으로 유명한 시바견이지만 개인차를 무시할 순 없겠죠. 저희 집 시바견 ‘마요’는 목욕을 좋아하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랍니다!


시바견 키우기 전 주의할 점 두 가지


먼저 순종 시바견을 키우고 싶다면 시바견을 알아보는 안목을 키울 필요가 있답니다. 진돗개 믹스견 등이 어릴 때에는 외모가 시바견과 차이가 크지 않아서 순종 시바견을 키우려던 사람들이 어처구니없는 분양가격에 사기를 당하는 일이 빈번하기도 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지요. 믹스견이 나쁜 것은 결코 아니지만 믹스견을 특정 견종으로 포장해서 비싼 값에 거래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죠. 이에 시바견 분양은 웬만하면 가정 분양 (반려견을 애견 농장이나 애견샵이 아닌 일반 가정 집에서 분양받는 일) 을 중심으로 권해지고 있어요, 또는 시바견 카페 등의 동호인 커뮤니티 내에서 검증된 시바견 전문 켄넬/브리더를 통해 분양받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작은 세모꼴의 바짝 선 귀, 잘 말린 꼬리, 진돗개보다는 작은 발 등이 순종 시바견을 판별할 수 있는 척도이지만 비 전문가의 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랍니다


다음으로 빼놓을 수 없는 시바견의 주의사항! 첫째도 털 빠짐 둘째도 털 빠짐 셋째도 털 빠짐입니다! 단모종으로 저 짧고 귀여운 털이 그렇게나 빠질까 싶지만 시바견의 털은 이중모 구조로 되어 있어서 아주 풍성해요. 털갈이 시즌인 봄/가을에는 털 빠짐이 피크를 이루게 되는데 매번 봐도 신기하고 난처할 만큼 규모가 상당하답니다. 


이토록 윤기나는 탐스러운 털이 다 빠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면….?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

 

외출하기 전, 아끼는 옷에 털이 붙어있어도 사랑으로 눈감아주고, 매일 청소기를 돌리면서도 네 덕에 깨끗하게 사는구나 하고 맘을 내려놓을 수 있어야 준비된 시바견주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늘어가는 청소도구와 애견용 브러시는 시바견 키우기의 부속품이라고 생각해주세요.


목욕 후에 남은 건 한 마리의 몸에서 나왔다고는 믿을 수 없는 털 빠짐. 각종 빗을 동원해서 정리해주어야 실내에서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어요


강아지 시바견 '마요'를 소개합니다!


강아지들은 정말 빠르게 쑥쑥 성장하지요. 그래서 가능하면 아주 작고 귀여울 때부터 빨리 데려와 키우고 싶은 게 사람 욕심이지만, 강아지의 정서를 생각한다면 최소 두 달은 어미와 함께 젖을 먹으며 자라게 해 주는 것이 도리라고 합니다. 저 역시 마요를 처음 만난 후 한 달 이상을 기다려서 집에 데려왔어요. 그렇게 두 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하는 ‘다견가정’ 생활이 시작되었답니다.  원래 키우고 있는 말티즈 ‘파도’는 얼떨결에 기 센 동생이 생겨버린 거죠. 몇 장의 사진으로 그 시작을 함께 공유해 봅니다.


엄마와의 즐거운 한때. 황금빛 모색의 엄마와는 달리 시바견 마요는 깜둥이 강아지입니다 ^^

 

아기곰 세 마리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시바견 세 자매 단체사진 찰칵! 좌우의 동생들도 정말 정말 사랑스럽죠? 


강아지 때에는 수시로 혼절하며 쿨쿨하기 일쑤

 

숨은 쉬고 있는 거니? 이렇게 첫인사를 나누는 두 강아지

 

얘는 뭐야? 질문하는 듯한 집안 터줏대감 ‘파도’


조금만 한눈팔면 무엇이든 박살내는 박력 넘치는 다크호스의 등장. 좀 살살 봐주면 안되겠니 ㅠ_ㅠ


 티셔츠 하나 입었을 뿐인데, 유치원생 포스 *^^*


 바닥에 엎드릴 때에는 넙죽 큰 절을 올리지만 험상궂은 표정은 포기 못 하지요 -_-+


 함께 놀 때는 어마 무시한 표정연기로 주인을 잡아먹을 듯한 기세


그렇게 오늘도 마음만은 패기 넘치는 슈퍼맨입니다! 빠라바라밤 ♬


시바견 '마요'의 폭풍 성장기


이런저런 추억들과 함께 마요와 함께한 시간이 반 년에 접어들었습니다. 이런 비교는 좀 억지일 순 있지만 제게 6개월 된 마요는 마치 6살 된 어린아이처럼 느껴져요. 이제 혼자 스스로 생각하고 움직일 줄 알고 의사표현도 확실히 하고, 주인을 반길 줄 알고, 혼나면 죄책감을 느끼는지 구석에서 몸을 웅크려 빤히 쳐다보기도 하고 말이죠. 아직도 한참 어리긴 하지만 1분 1초도 눈을 뗄 수 없던 손이 많이 가는 단계는 지나간 듯한 시바견 마요. 어느덧 청소년 마요를 지나 금방 청년 시바견 마요가 되어가고 있답니다.


뭘 봐? 하고 묻는 반항기에 접어든 어린이처럼 불량한 눈빛 발사!


그래도 이젠 잘못을 따질 때에는 미안하다는 듯한 제스처도 취해주는 센스쟁이랍니다 


 주인님 언제 오시나 기다릴 줄도 알게 되었고요


 여전한 장난기로 모든 사물을 장난감으로 만드는 재주가 있어요


종이 안에 사료 한 알 접어서 넣어주면 엄청난 후각으로 순식간에 다 찾아내는 실력자이기도 해요


함께 사는 말티즈 영감님 ‘파도’가 알아서 자리를 내어 주며 가내 일인자의 자리에 당당히 안착!


늠름한 외모의 너에게 이제 말티즈 할배 부양을 일임할게 ^^


넘치는 장난기와 험상궂은 눈빛은 여전하죠? (사진으로는 무섭지만 살살 물어서 아프지 않답니다)


반려견은 분명 사랑입니다. 그러나 도전입니다.


운 좋게도 부모님께서 철없는 저의 투정을 받아주셔서 어린 시절부터 두 마리의 요크셔테리어를 함께 키우는 경험을 하게 되었어요. 덕분에 저는 외롭지 않은 시간을 보내며 성장할 수 있었지요. 두 마리의 개를 하늘나라로 보내는 경험 또한 제게는 너무나도 아팠지만 그만큼 소중했답니다. 당분간은 개를 키우지 말아야지 하는 결심에도 불구하고 유기견인 ‘파도’와의 인연이 닿아 세 번째 개를 키우게 되었죠. 그렇게 2년 남짓, 시바견 ‘마요’는 저의 네 번째 개로서 당당하게 제 마음의 문을 열고 들어왔습니다.


잠 잘 때만 찾아오는 다견가정의 평화


매일같이 다투긴 하지만 함께 즐겁게 산책할 줄 아는 우리는 가족입니다 ^^


그 자체로 사랑이자 하나의 책임인 반려견. 외출할 때 집에 혼자 두고 나갈 때면 그렇게 미안할 수 없고 하루에 한 번 해 주어야 하는 산책과 잇따른 목욕 또한 부담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항상 나만을 바라보고 따르는 존재가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되기도 하지요. 모든 면에서 참 이기적인 게 세상이지만 개들과 있을 때면 그들의 배려와 무한한 애정을 배우며 겸손해지는 마음입니다. 


이 도도한 녀석 ㅋㅋ 그래도 나만 바라본다는 거 알아♡ (주인의 착각의 늪?!)


개를 키우는 일은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 뒤에 따르는 책임과 도전은 결코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걸 알고도 두 번, 세 번 연거푸 시도하는 제 마음은 뭘까요? 오늘도 두 마리의 반려견 ‘파도’ 그리고 ‘마요’와 함께 답을 찾아가는 하루입니다.



 info. 네이버 시바견 동호회 ‘시바나라’ 

HTTP://CAFE.NAVER.COM/SHIBANARA

파도와 마요의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YEHAH/




이런 포스트는 어떠세요?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