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케오타쿠 김성수의 일본이야기 제24회
일본을 대표하는 국어(일본어)사전을 꼽으라고 할 때,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코오지엔(広辞苑)’을 들 수 있습니다. 올해(2018년) 1월 12일에 새로 개정된 제7판이 출판될 때, NHK를 비롯한 각종 매스컴에서 서로 앞다투어 코오지엔 개정판에 추가되는 단어에 대한 보도를 아끼지 않을 정도로 널리 알려진 사전인데요. 사전이 하나 개정되었다고 일본 전국 대부분의 매스컴이 요란하게 보도를 한다는 것도 참 신기한 일이기도 합니다.
│사진 설명 : ‘코오지엔’ 탁상판 (2권 분리형) / 가로 20.0 Cm, 높이 27.7Cm, 두께 10.9Cm, 무게 4.8Kg, 정가
│참고 설명 : ‘코오지엔’ 보통판 / 가로 17.5 Cm, 높이 23.2Cm, 두께 10.2Cm, 무게 3.3Kg, 정가 9,000엔
코오지엔에는 25만개 항목의 단어가 수록되어 있습니다. 1955년의 초판부터 2008년에 출판된 제6판까지의 누계 판매부수가 1,190만부라고 하며, 제3판 (1983년)만으로 약260만부가 판매되었다고 하는군요. 출판사 측에 따르면 전성기와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겠지만, 제7판도 20만부 정도는 거뜬히 팔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새로이 추가된 1만여 개의 단어 하나하나가 과거와는 다른 오늘의 세상을 반영하는 말이기 때문에 코오지엔을 통해 오늘날의 일본 문화를 읽을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문학가뿐만 아니라, 산업 디자이너도 코오지엔을 많이 애용한다고 하는데요.
때마침, 제7판에는 사케 애호가의 관심을 끄는 단어도 새로이 등장했습니다.
■카쿠우치(かくうち【角打ち】)
①……(내용 생략)
②「酒を枡(ます)で飲むこと。また、酒屋で買った酒をその店内で飲むこと」。
(사케를 마스(枡, 되)로 마시는 것. 또는, 사카야(酒屋, 주판점)에서 구입한 사케를 그 점포 안에서 마시는 것)
카쿠우치의 어원을 구분할 수 있는 정확한 정의는 없지만, ‘되(枡)’로 사케를 마신 것에서 유래되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코오지엔 제7판에 카쿠우치가 새롭게 등장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최근 전국적으로 ‘사카야(酒屋, 주류 판매점)’에서 구입한 사케를 그 점포 안에서 마시는 스타일의 가게가 알려지고 많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음주 문화의 최신 유행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카쿠우치에서는 구입한 술을 그 가게에서 마실 수 있다.
일본의 고도경제 성장기를 시점으로 후쿠오카현(福岡県) 키타규슈시(北九州市)에서는 공장 노동자들이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기 전에 사카야에 들러, 직접 구입한 사케와 가게에 구비된 간단한 안주(건어물 또는 통조림 등)로, 가게 모퉁이에서 간단히 한 잔을 즐기는 형태의 음주 문화가 발달하였다고 합니다.
좁은 가게 구석에서 동료들과 옹기종기 술잔을 나누기도 하고, 때로는 모르는 사람과도 서슴없이 가볍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즐거운 공간이기 때문에 카쿠우치의 음주 문화가 점점 전파되었는데요. 오늘날 후쿠오카현 내에서는 약150여개소의 ‘카쿠우치 전문점’이 있다고 합니다.
│‘스미요시슈한(住吉酒販)’의 내부
카쿠우치의 본거지 후쿠오카에서 가장 간단히 찾을 수 있는 카쿠우치 사케점은 하카타역 건물의 쇼핑몰에 있는 ‘스미요시슈한(住吉酒販)’입니다. 오미야게(선물용 특산품)를 구입할 수 있는 가게들이 즐비한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길을 찾는데도 그다지 어렵지 않고, 무엇보다 ‘역’에 있다는 교통의 편리함이 아주 매력적이지요.
가게의 전체 크기는 대략 대여섯 평 정도에 불과하여, 안쪽에 마련되어 있는 카쿠우치 코너도 간신히 8명 정도 들어갈 수 있을 만큼 매우 협소합니다. 하지만, 낮 시간부터 이른 저녁 시간까지는 회전이 빠르기 때문에 간단히 사케 서너 잔을 즐기기에는 무난하죠.
│사가현(佐賀県) 후쿠치요주조(富久千代酒造)의 나베시마(鍋島) 시리즈 사케
│상품명 - 나베시마 쥰마이다이깅죠 키타시즈쿠(鍋島 純米大吟醸 きたしずく)
│원료쌀 북해도 계약재배 ‘키타시즈쿠’100%. 세이마이부아이 40%, 알코올도수 16%
운이 좋으면 계절 한정 등의 흔히 구하기 어려운 귀한 사케를 맛볼 수 있기도 하고, 그 가격 또한 놀랄 정도로 싼데요. 이럴 때면 카쿠우치의 매력을 새삼스레 느끼게 되죠.
맛있는 사케를 즐길 수 있다는 매력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포장마차처럼 처음 만나는 옆 사람과도 허물없이 잡담을 주고받기도 하며 정겹게 웃고 떠들고 친분을 나눌 수도 있습니다. 옆 사람과 무슨 이야기를 주고받았는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즐거운 시간의 추억만은 오래가질 수 있게 해 주는 매력적인 공간입니다.
<참고 자료>
- 카쿠우치 유래에 대해 - 北九州発祥の角打ち。文化圏の酒屋で愉しむ。
- 마이니치(毎日) 신문 - 코지엔 채택으로 [角打ち]문화 PR
- 위키피디아 [角打ち]
- [角打ち]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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