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창시절 점심시간, 소풍, 야외근무, 기차 여행… 기억의 빛깔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도시락에 얽힌 추억 하나쯤은 있기 마련인데요. 간편한 이동식 식사를 상징하는 도시락, 그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한국 작가들이 선보인 아름다운 도시락을 소개합니다.
│뾰족뾰족한 메탈 장식이 돋보이는 합, 권은영
도시락의 사전적 뜻은 ‘밥과 반찬을 담는 작은 그릇’인데요. 밥과 반찬을 싸들고 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그 역사가 시작되니 꽤 긴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옛 문언에서는 조선시대 도시락을 ‘행찬(行饌)’이라 일컬었는데요. 그 당시 도시락에는 밥으로는 쌀밥과 보리밥, 반찬류로는 된장 떡, 절여 말린 생선 등 오랫동안 보존이 쉬운 젓갈류를 담았다고 합니다.
│구리에 옻칠을 입힌 4단 도시락, 박성철
풍류를 즐기는 양반들은 술과 어울리는 안주를 담는데도 도시락을 사용했는데요. 밥을 담으면 반합, 찬을 담으면 찬합이라 불렀습니다. 반찬의 가짓수가 늘어날수록 찬합이 포개져 여러 층이 되었죠.
│건칠 기법으로 제작한 옻칠 도시락, 성광명
조선시대의 도시락은 고리버들이나, 대나무 등을 사용해 아래위 두 짝으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요. 나무로 만든 도시락에 음식을 넣으면 물기가 생기지 않고 음식이 쉽게 변하지 않아 널리 사용됐습니다. 찬합의 형태는 유기, 사기 등 재질도 다양했는데요. 서민들은 음식을 나뭇잎에 싸거나 광주리를 애용하기도 했습니다.
│강렬한 색상 대비가 눈길을 끄는 2단 함, 김규태
│은 빛 금속 찬합, 류연희
현대에 들어서는 네모난 양은 도시락에 밥과 반찬을 싸서 다녔는데요.
겨울에는 난로에 올려놓고 따뜻하게 달궈서 먹기도 하고 반찬을 모조리 넣고 흔들어 먹기도 했습니다. 요즘에도
식당에서 종종 밥과 볶음 김치, 달걀을 넣고 흔들어 섞어 먹는 도시락 메뉴를 만날 수 있는데요. 예전부터 이어 내려온 ‘추억’이
깃든 대표적인 도시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Info.
조은숙 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 이미지 제공
<나만의 도시락 展>을 주제로 세 번이나 전시를 개최한 바 있는 조은숙 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 바쁜 일상에서 우리가 잊고 살던 집밥의 소중함을 도시락을 통해 환기해보자는 의도로 기획되어, 만들기 손쉬운 음식부터 격식을 갖춘 음식을 담을 수 있는 다양한 도시락을 선보였다.
주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로 80길 37
문의: 02-541-8484
본 포스팅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련된 감각으로 소개하는
한류 문화 매거진 '韩悦(한웨)'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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