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문화공간 파라다이스 ZIP에서 펼쳐지는 신개념 복합문화프로그램 <’집’이 크리에이터를 만든다>
조용한 장충동 골목 끝자락, 그곳에는 80년이 넘었다고는 상상할 수 없는 새하얀 고택이 있습니다. 지난 2016년 9월 파라다이스 문화재단에서 오픈한 첫 번째 복합문화공간 ‘파라다이스 ZIP’ 이야긴데요. 말 그대로 집을 의미하기도 하고, 파라다이스 그룹의 문화예술이 압축된 ZIP 파일을 뜻하기도 하는 이곳은 건축가 승효상에 의해 탄생했습니다. 관객들이 집처럼 편안한 장소에서 예술을 접하도록 1940년대 양옥집 양식으로 빚어냈죠.
본래 주택의 구조를 그대로 살려,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특별한 문화공간이 된 파라다이스 ZIP은 장충동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벌써 9명의 아티스트가 작품을 선보였는데요. 전시와 공연은 물론, 종종 특별한 행사가 열리기도 했습니다. 지난 9월 25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 복합문화프로그램 <’집’이 크리에이터를 만든다>가 그 대표 격이죠.
본 프로그램은 세 명의 아티스트를 초청해 은밀하게 진행됐습니다. 그들의 영감의 원천인 취미생활을 살펴보는 ‘프라이빗 토크’와 이를 전시한 ‘영감의 방’, 그리고 ‘네트워킹 파티’가 순차적으로 이어졌는데요. 내로라하는 크리에이터들은 집에서 어떤 취미를 향유하는지, 그것이 어떤 형태로 영감을 주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파라다이스 문화재단과 네이버 디자인 프레스가 함께 준비한 3일간의 신개념 복합문화프로그램 <’집’이 크리에이터를 만든다>. 그 현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파라다이스 ZIP 복합문화프로그램 <’집’이 크리에이터를 만든다>①나만의 미니 박물관을 만들다. 디자인 프로듀서 구병준
시간이 정지한 박제품의 세계
행사의 첫날인 25일,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크리에이터는 편집숍 ‘챕터원’의 운영자 구병준 프로듀서였습니다. 그는 박제라는 독특한 취미에 대한 애정을 쏟아냈는데요. 조부모님의 집에 장식된 오래된 박제품을 보면서 박제 또한 한국의 문화임을 알게 됐다고 합니다. 토크쇼에 초청된 관객들도 구병준 프로듀서만의 독특하고 심오한 이야기에 몰입하며 박제의 미학에 빠져들었습니다. 이어지는 영감의 방에서는 그가 직접 수집한 희귀한 박제품을 둘러볼 수 있었죠.
파라다이스 ZIP 복합문화프로그램 <’집’이 크리에이터를 만든다>②삶의 모든 순간에 음악이 있다. 그래픽 디자이너 이재민
그래픽 디자이너의 플레이리스트를 엿보다
파라다이스 ZIP 복합문화프로그램 <’집’이 크리에이터를 만든다> 둘째 날 주제는 음악이었습니다. 연사로 나선 그래픽 디자이너 이재민은 누구나 알만한 뮤지션들의 앨범 재킷을 디자인했는데요. 본인의 커리어 외에도 유명한 것이 하나 더 있다면, 엄청난 음악 애호가라는 사실입니다. 소싯적 하드록 밴드들에 빠져 산 그는 상상력의 산물인 헤비메탈 레코드의 아트워크에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합니다. 전시 공간에도 수많은 레코드 커버가 펼쳐져 있었죠. 토크 참석자들은 그래픽 디자이너 이재민에게 영감과 휴식을 줬던 플레이리스트를 경청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한국 전통 악기로 공간을 창작하는 뮤지션 박지하
뒤이어 뮤지션 박지하의 공연이 이어졌습니다. 그녀는 한국의 전통악기인 피리, 생황, 앙금 등을 애잔하게 연주했습니다. 연주 중간에는 전통악기가 생소할 관객들을 위해 설명을 곁들이며 소통했는데요. 차분하고 깊이 있는 연주는 파라다이스 ZIP을 더욱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어줬습니다. 파라다이스 ZIP 복합문화프로그램 <’집’이 크리에이터를 만든다>③정원을 가꾸는 남자, 사진작가 구본창
사진만큼이나 섬세한 그의 정원 이야기 프로그램 피날레를 장식한 한국 예술사진의 거장, 사진가 구본창은 자신의 취미를 정원 가꾸기라고 소개했습니다. 그에게 있어 정원은 어렸을 때부터 사모했던 대상이었는데요. 화가 김점선 선생을 취재하러 가던 길에 우연히 마음에 드는 정원을 발견했다고 합니다. 이후 30년 동안 직접 정원을 꾸몄죠. 그는 정원을 가꾸면서 얻는 휴식과 여유에 관해 소탈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영감의 방에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남긴 정원 사진이 가득했는데요. 그에게 정원이 어떤 의미인지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파라다이스 ZIP 복합문화프로그램 <’집’이 크리에이터를 만든다>④작가와 관객이 어우러지는 네트워킹 파티
함께 어우러지며 나누는 문화예술의 가치 토크와 전시 관람이 끝난 후, 영감의 방에서는 크리에이터와 관객이 자유롭게 대담을 나눴습니다. 간단한 케이터링과 함께 못다 한 이야기꽃을 피웠죠.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문화예술을 접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뜻깊은 파티였습니다.
이러한 자리는 관객들이 폭넓은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파라다이스 문화재단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단순히 문화예술을 후원하는 것이 아닌, 직접 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한 덕에 <’집’이 크리에이터를 만든다>와 같은 독특한 복합문화프로그램이 등장할 수 있었는데요. 앞으로도 파라다이스 ZIP에서 펼쳐질 다양한 전시, 프로그램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파라다이스 ZIP Info.
- 관람 시간: 월요일-토요일 10:00~18:00 (일요일 및 공휴일 휴관)- 관람료: 무료- 주소: 서울시 중구 동호로 268-8- 문의: 02-2278-9856- 전시 일정: 2019년 12월 승효상.ZIP 전시 오픈 예정
-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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