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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 아름다움을 찾다, 가구 디자이너 하지훈

2017.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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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적인 아름다움을 가장 잘 표현하는 가구 디자이너’라는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작가, 하지훈. 그의 작품들은 북유럽 스타일의 모던하고 구조적인 라인을 지녔지만, 한국의 전통적인 요소들을 절묘하게 응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특징들은 그가 살아온 땅이자 공간에서 배우고 익힌 것이 자연스럽게 우러나온 것이라고 하는데요. 한국적인 미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그의 작품들을 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납득이 됩니다. 



세계가 주목하는 가구 디자이너


│University of Pittsburgh @wikimedia


최근 하지훈 작가가 제작한 의자와 책상 세트가 미국으로 날아갔습니다.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에 있는 피츠버그 대학 국가문화실의 한국실을 그의 작품으로 채우기로 했기 때문인데요. 피츠버그 대학의 국가실(Nationality Room) 프로젝트는 대학교 내의 ‘배움의 전당’ 건물 1층과 3층에 마련된 작은 강의실들을 각 이민사회의 전통적인 디자인을 모티브로 꾸며, 교육과 교류의 공간으로 만든 프로젝트입니다. 한국실 조성 사업은 2008년 피츠버그시 교민들이 한국실 위원회를 결성해 대학 측의 동의를 얻어내면서 시작이 되었고, 한국실을 꾸며줄 가구들로 하지훈 작가의 작품들이 선정 됐죠. 



디자인의 근원을 찾다 


호복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설명 중인 하지훈 작가


하지훈 작가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내재한 가구 디자인으로는 국가대표격의 위치에 있습니다. 나주 소반을 현대에 맞게 재해석한 반(ban) 시리즈를 비롯해, 다각 소반을 과감하게 변형한 궁(gung) 시리즈 등 세계인으로부터 끊임없이 러브콜을 받는 그의 작품 세계를 하나로 엮어주는 것은 바로 한국적 정서라고 할 수 있을 텐데요. “의도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몸에서 배어 나온다”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작품들은 하나같이 담백하고 깊이 있으면서도 모던합니다.



대다수의 가구 디자인 전공자가 미국이나 이탈리아로 가구 유학을 떠나던 90년대 시절, 하지훈 작가는 핀율과 한스 제이와그너 라는 장인을 키워낸 덴마크로 유학을 떠납니다. 그는 그곳에서 지금의 그를 있게 한 디자인의 근원을 찾게 되는데요. 내가 잘 모르는 남들이 한 것과 내가 나고 자란 곳의 익숙한 것 중에서 그는 후자를 선택했고, 지속적인 작업을 통해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 한국 디자이너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비례와 균형의 미학, 나주 소반


│하지훈 작가의 반(ban) 시리즈 중 티테이블


나주 소반을 재해석한 하지훈 작가의 반(ban) 시리즈는 2005년 광주 비엔날레에서 첫 선을 보인 이후로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베스트셀러입니다. 과거 소반은 좌식에 사용하는 것이었지만 하지훈 작가는 소파 사용 시에 적절한 테이블이 될 수 있도록 높이와 크기를 변형해 시대를 반영하기도 했는데요. 때로는 전혀 다른 종류의 가구인 의자로 변형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 경우는 하중의 힘을 보강하기 위해 다리를 알루미늄으로 바꾸고 옻칠을 하는데요. 


Round ban. Tea Table. Aluminum, Oak / Naju chair. Lounge chair. Aluminum, walnut, leather.


수많은 지역의 소반 중 나주 소반을 모티브로 하는 그만의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나주 소반이 가진 건축적인 구조 때문인데요. “나주 소반은 미학적으로 비례와 균형이 매우 아름답고 모든 디테일이 존재의 이유를 가진, 논리적인 미감이 충만한 가구입니다.” 하지훈 작가의 말을 증명하듯, 나주 소반에서 모티브를 얻은 나주 체어를 보면 다리와 팔걸이의 작은 받침대들이 전체적인 가구의 균형미를 살리면서 서로 조화를 이룹니다. 



한국적인 아름다움에 대하여 


Moon lamp. Floor lamp. LED. teak.


하지훈 작가가 생각하는 한국적인 아름다움은 바로 내추럴리즘 입니다. 재료 본연을 존중해주는 마음가짐은 그 형태에서 고스란히 드러나는데요. 건축적인 면에서는 나무의 본래 형태를 유지하며 보를 세우거나, 돌을 가공하지 않고 생긴 그대로 사용하는 것에서 자연스러운 미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가구로 보자면, 나무 본연의 색과 결을 천연 그대로 사용하면서 오래 쓸수록 사용자와 닮아가는 가구를 구현해 냈을 때, 진정한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Hojok table. Tea table. Anodized aluminum, walnut.


하지훈 작가는 아름다운 가치를 수면 위로 끌어올려 포장하는 것이 작가의 몫이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전통의 재해석은 단순히 과거와 현대를 섞는 것이 아닌, 현재 시대의 맞게 진화시키는 작업을 의미하는데요. 또한 그는 “전통과 자연스럽게 그리고 아름답게 결합하는 것이 우리만의 문화콘텐츠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지금까지 가구 디자이너 하지훈의 작품과 한국적인 아름다움에 대한 그의 생각을 알아봤는데요. 세계인들에게 사랑 받을 수 있었던 비결은 의외로 우리가 가지고 있던 것이라는 점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본 포스팅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련된 감각으로 소개하는

한류 문화 매거진 '韩悦(한웨)'에서 발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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