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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고 다양한 한국 전통 직물의 변주

2016.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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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물이 화려해 지는 데는 다양한 손길이 필요합니다. 그래서인지 나라마다 지역마다 개성 넘치는 방식으로 직물을 나름대로 요리해온 여인들의 규방 문화를 살피는 것은 그 무엇보다 흥미로운데요. 오늘은 한국 전통 직물의 다양한 얼굴을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쪽빛 날염


천염 염색, 그러니까 자연에서 난 재료를 거둬 세심한 방법으로 염료화 하는 과정을 거친 지난한 작업의 염색 기법을 천연 염색이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으뜸은 한국을 대표하는 쪽빛 날염이라 할 수 있는데요. 쪽빛이란 짙은 청색을 뜻하는 말입니다. 인도의 인디고 블루와 유사하지만 좀더 선명한 파란빛을 띱니다. 또, 단순한 청색이 아니라 햇빛에 비춰 보면 붉은빛이 돌고 그늘에서 보면 가짓빛으로 보이기도 할 정도로 미묘한 색입니다. 쪽빛의 쪽은 식물의 이름인데요. 한자명으로는 남(藍)으로 표기되는 이 식물은 인도, 중국, 한국 등 다양한 지역에서 자라는데 지역마다 미묘하게 구현되는 컬러가 다릅니다. 한국의 쪽빛 날염은 무엇보다 빛에 따라 다양한 얼굴을 가지고 있고, 쪽의 재배부터 발효에 이르기까지 그 정성의 깊이가 대단합니다. 쪽 염색은 한 해 농사라 말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봄에 씨 뿌려 모종을 키워 옮겨 심고 초여름에 꽃대가 올라오면 쪽잎과 대를 베어 큰 항아리에 담습니다. 항아리에 색소가 우러나면 석회가루를 섞어 침전을 시키는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이후 여러 과정을 거친 후 발효를 30-40일 정도 시키면 염색을 할 수 잇는 상태가 됩니다. 이 정도가 되려면 쪽 모종을 심은 날로부터 거의 일 년이 흐른 뒤라고 합니다. 이듬해 초봄이 되야 겨우 염색을 시작할 수 있다는 얘기인데요. 이렇게 지난한 긴 과정을 거쳐야 하는 쪽빛 날염이기에 그 가치가 더욱 높고 숭고합니다. 쪽물에 담근 천을 햇빛에 말리는 방법과 과정도 염색 장인에 따라 그 방법이 천차만별입니다. 그러니 천연 방식으로 완성된 쪽빛 염색은 그 어느 하나 특별하지 않은 게 없는데요. 특히 잔잔한 광택의 명주, 빛을 받으면 더 신비로운 모시에 얹혀진 쪽빛 염색이 백미중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비


두 겹의 천 안에 솜을 넣거나 하여 곧게 일렬로 홈질하거나 박는 것을 누비라 합니다. 물론 충전재로 목화솜 대신 풀솜이나 종이를 넣는 경우도 있고, 아예 충전재를 넣지 않고 여러 겹의 천을 겹쳐 바느질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언제 처음 누비가 생겨났는지는 정확히 알 순 없지만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누비 유물은 신라시대의 것이라고 합니다. 천을 두껍게 만드는 기법이라 사계절이 뚜렷하고 겨울이 길었던 한국에서 누비의 시작은 당연히 방한 목적이었는데요. 누비는 남녀의 한겨울 일상복, 매일 덮는 방한용 이불에 광범위하게 응용되었습니다. 이중 누비 이불은 추위를 막는 목적 이외에도 상징하는 바가 큽니다.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가정의 부와 가족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이불을 선물했기 때문인데요. 이 같은 침구류 중 으뜸은 금침이라 불리는 누비 보료나 이불을 말합니다.  주로 혼례나 회갑, 칠순, 팔순에 이 금침을 마련했으며 심지어는 관 속에도 넣어 죽은 자의 행복을 빌었을 정도입니다. 한마디로 화려한 공단 누비 이불은 우리네 안방을 차지한 행운 부적 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 누비는 서양의 퀼트와 달리 일정한 간격의 세로선 줄누비가 특징인데요. 연속적이고 일정한 간격의 줄무늬로 인해 절제미가 강하게 풍깁니다. 그래서인지 곱게 누빈 저고리를 입은 여인을 마주하며 왠지 모를 단아함과 흔들리지 않는 심지가 느껴집니다. 곧은 선으로 찬찬히 이어가는 누비 바느질은 바른 몸가짐, 인내심, 집중력의 상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조선시대에 들어와서는 방한의 목적 이외에 기하학적인 곡선 누비로 화려함을 더한 장식적인 것들도 많아졌는데요. 올마다 홈질한 잔누비나 입체적인 오목누비는 예술적으로도 그 가치를 높게 평가 받고 있습니다.




조각보


조각보는 한국 여인들의 재기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패브릭 아트라고 입니다. 그건 바로 조각보라 할 수 있는데요. 다양한 규방 문화의 산물이 현존하지만 이처럼 현대 미술적으로도 가치를 높게 평가 받는 분야는 찾기 힘듭니다. 조각보의 수많은 색 조합과 조화, 조각천들의 배치에서 느껴지는 리듬감 리듬감이 느껴집니다. 한 폭의 추상화를 보는듯한 조각보의 아름다움은 실로 감탄을 불러일으키는데요. 조각보는 옷이나 이불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 천을 한 땀 한 땀 이어 붙여 전혀 상상하지 못했던 패턴을 만들어 내는 창의적인 과정으로 완성됩니다. 그 과정이 얼마나 창의적인지! 면과 색의 구성에 현대적 조형미가 살아 숨쉬는 조각보는 요즘 우리가 사는 공간에도 썩 잘 어울리는데요. 사실 서민의 애환을 담은 이 한 장의 천이 예술로 승화될 수 있었던 건이 손끝 야문 여인들의 고된 땀방울, 그 장인 정신 때문입니다. 전통이라는 명주나 공단 소재의 조각보는 전통 컬러인 오방색을 주로 사용해 알록달록 화려했던데 반해 모시처럼 얇은 천을 이용해 만드는 경우엔 은은한 자연색을 사용해 사뭇 여유로운 느낌이 드는데요. 오늘날엔 이 모시 조각보의 은근한 아름다움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라고 합니다. ^^ 




색동


색동은 색을 길게 잇는다는 뜻입니다. ‘동’은 순 우리말로 한 칸을 의미하는데 ‘색동’이란 단어는 색은 한자를 쓰고 동은 우리말을 씁니다. 색동과 조각보는 큰 범주에선 천을 이어 붙이는 것이니 유사하다고 할 수 있는데요.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색동은 ‘오방색’을 사용하고 천을 길게 직선으로 이어 붙이는 것만을 말합니다. 조각보는 다양한 방식으로 조각 조각 잇는 것이니 엄밀히 말하자면 그런 의미에서 매우 유별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형태나 잇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지만 색동의 쓰임새를 보면 그 구분은 더욱 명쾌해 집니다. 삼국시대인 17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유래가 깊은 색동은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만든 아이의 돌복으로 대변되는데요. 아이의 첫 생일에 음양의 색이 조화된 색동옷을 입히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또한 명절이 되면 때때옷이라 하여 색동 저고리를 지어 입히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색동옷의 유래는 액을 면하고 복을 받기 위해 음양오행설에 기초한 다섯 가지 색, 즉 파랑, 노랑, 하양, 빨강, 까망을 이어 붙인 것인데요. 여하튼 한국인들에게 색동은 ‘복을 기원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니 그런 이유에서인지 색동은 결혼할 때 신부의 예복, 아이의 첫 생일 복, 기쁜 날 무희들이 입는 무용복에 두루 사용되었습니다. 사용되지 않았겠는가. 이 색동의 화려함은 현대적으로 재해석돼 여러 공에작가들을 통해 전세계에 소개되고 특히 유럽인들에게 큰 반향을 얻고 있는데요. 서울에도 색동박물관이 있어 우리 색동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있습니다. 




자수


전 세계 어디나 자수는 꽤나 발달한 여인들의 문화입니다. 그 중 한국의 자수는 광택이 도는 명주실을 천연 염색해 말리고 다듬는 과정부터 시작하는 기나긴 예술인데요. 이 예술적인 공예인 한국 전통 자수의 특징을 살펴 보면, 우리네 자수는 반드시 실을 꼬아 재질감을 강하게 했습니다. 명주실을 손으로 일일이 문질러 꼬아내는 과정도 만만치 않은 노동이었을 텐데 말입니다. 자수 기법은 서양에 비해 다양한 편은 아닌데요. 평수, 자련수, 이음수, 씨앗수, 징금수 등이 대표적이다. 있습니다. 자수 문화가 꽃을 피웠던 조선시대를 살펴 보면 자수는 보통 병풍, 옷, 침구 등의 생활용품을 비롯하여, 불교 자수 등이 대표적이다. 등에서도 찾아 볼 수 있습니다. 병풍은 작품의 규모와 수준으로 보아 이 시대를 대표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돌•생일•혼인 잔치 등에 장식용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며, 주로 십장생과 화조가 수놓아져 입니다. 옷과 장신구에는 여성스럽고 화려한 모란, 국화, 불로초 등이 잔잔하지만 화려한 색으로 놓여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일상에서 가장 많이 대표적으로 쓰인 자수 용품으로는 베갯모, 방석, 쌈지나 수저집 등이 있습니다. 이 중 배겟모와 방석이 가장 대중적인데요. 대개 꽃이나 십장생 등이 수놓아져 있습니다. 자수의 바탕천은 비단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고 수실은 앞서 말한 꼬임사가 대표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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