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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s Pick)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속 작품, 따뜻하고 밝은 기운이 묻어 나오는, <알레산드로 멘디니展>에 다녀오다

2015.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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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산드로 멘디니(왼쪽) @멘디니 홈페이지

 

혹시 알레산드로 멘디니라는 예술가를 들어보셨나요? 어떤 이에게는 익숙하기도, 어떤 이에게는 생소할 수도 있는 이름입니다. 하지만 누구나 그의 작품을 보면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는 기억에 무릎을 탁 치게 될 것입니다.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이탈리아 디자인계의 거장으로, 모더니즘 디자인이 추구하는 소비지상주의적인 방향을 비판하며 포스트모더니즘 작품 세계를 펼쳐왔는데요. 군더더기 없으며 실용적이지 못한 부분은 배제한 모더니즘 디자인과는 달리,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딱딱한 사물에 인간미와 유머를 불어 넣어 그만의 딱딱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였습니다.


그런 멘디니의 전시회가 올해 서울 DDP에서 아시아 최초, 그리고 초대형 크기로 열렸습니다. 게다가 알레산드로 멘디니 본인이 직접 총괄하여 전시회를 준비했다고 하는데요. 멘디니가 총괄한 멘디니 전시회 보기 위해서 파라다이스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알레산드로 멘디니展 티켓


전시회 입구 앞


전시회 입구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전시관으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눈에 띄었던 것은 바로 팽이를 연상시키는 모양의 의자였습니다이 의자는 요즘 각종 SNS에서 사람들이 인증샷을 올리면서 화제가 되고 있는 의자인데요앉은 사람이 아무리 의자를 흔들어도 심하게 기울어질 순 있으나 절대 넘어지지는 않는 의자라고 합니다사람들이 없는 틈을 타 잠시 앉아 보았는데요생각보다 무섭기도 하지만 정말로 넘어지지는 않는 의자의 구조가 신기하여 웃음이 나왔습니다이렇듯 입장 전부터 웃음과 재미를 주는 전시회라 더욱 기대가 되었는데요전시회 입구 역시 따뜻한 마음씨와 재미를 작품에 담는 알레산드로 멘디니답게 알록달록아기자기한 느낌이 크게 와 닿았습니다설레는 가슴을 안고 전시회에 입장하여 작품을 감상해보았습니다



장인정신으로의 회고, 그리고 따뜻함이 담긴 작품들



딱딱하기만 하던 주류 디자인에 반기를 들다


래비비아

 

딱딱하고 실용성만을 추구하는 바람이 불던 미술계에서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꿋꿋하게 탐미주의를 외쳤습니다. 공장에서 마구잡이로 찍어낼 수 있는 소재와 형태의 오브제에 등을 돌린 멘디니는 전통에 대한 사랑, 그리고 장인정신으로의 회귀를 외쳤는데요. 그래서 멘디니는 작품을 만들 때 다양한 형태와 재료, 그리고 기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위 사진의 <래비비아> 역시 그러한 작품관 속에서 탄생하였습니다. 종이를 마구 구겨 놓은듯한 모양의 <래비비아>는 사실 꽃병인데요. 평소 우리가 알고 있는 꽃병의 모습과는 다소 괴리가 있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종이 같아 보이는 소재가 사실은 물을 담는 꽃병이라는 점, 그리고 전통적인 꽃병의 모양에서 탈피했다는 점이 이 작품에 재미를 더해주고, 멘디니만의 작품관을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바이올린과 바이올리니스트를 위한 갑옷


이 작품 역시 언뜻 보아서는 그 용도를 한눈에 알아볼 수가 없는데요. 이는 사실 <바이올린과 바이올리니스트를 위한 갑옷>이라는 제목 그대로 바이올린을 넣고 연주하기 위한 케이스입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는 것과 같이 작품 안에 바이올린을 넣고 연주하는 것인데요. 이동할 때 바이올린을 보호하기 위해 넣고 다니는 케이스는 많이 봤지만, 연주할 때조차 바이올린을 넣을 수 있는 케이스는 생소한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실용성 면에서 보았을 때에도 굳이 필요한가 싶을 정도로 익숙하지 않은 오브제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멘디니는 탐미주의, 그리고 장인정신에 입각하여 실용성에만 집중하기 보다는 오브제 자체만이 줄 수 있는 아름다움을 이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 있습니다. 바이올린의 몸체, 그리고 사람의 신체적 특성에 맞추어 갑옷의 형태를 다양한 형태의 기하학적 입체로 나타냈는데요. 기능주의보다는 장인정신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멘디니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Zabro Table-Chair


프루스트 의자


위의 세 의자는 알레산드로 멘디니 하면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작품인데요. 첫번째 사진의 Zabro Table-Chair는 말 그대로 탁상 겸 의자로 쓸 수 있는 가구입니다. 요즘에도 아무래도 거주공간이 좁은 사람들을 위해 수납이 잘 되며 다용도로 쓸 수 있는 가구가 인기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멘디니의 탁상 겸 의자는 요즘 볼 수 있는 그러한 용도의 가구와는 생김새가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Zabro Table-Chair는 탁상으로 쓰일 수 있는 둥근 원판과 의자로, 다소 간결한 형태를 이루고 있는데요. 그 위에 그려진 회화적 요소가 멘디니가 추구하는, 다양한 형태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장인정신을 담은 부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또 아래 두 사진의 프루스트 의자는 이번 DDP 알레산드로 멘디니전의 티켓에도 쓰였을 만큼 멘디니의 대표작 중 하나인데요. 의자 하면 떠올리는 간결한 형태, 크기, 그리고 소재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의자를 창조해냈습니다. 프루스트 의자는 여러 가지 버전으로 제작되었는데요.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천으로 제작되어 앉았을 때도 안락한 느낌을 주는 의자가 있는가 하면, 보기엔 푹신해 보이지만 사실은 플라스틱으로 제작되어 앉았을 때 딱딱하여 불편하다든지, 그리고 크기가 너무 비대하여 작품명이 의자이긴 하지만 사실상 조형물이나 다름없다든지 하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상업적으로 제작되는 오브제를 가지고도 틀에서 벗어난, 자신만의 작품세계로 전혀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점을 이번 전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따뜻한 마음씨를 담은 산업디자인


안나 G. 와인오프너



모순되게도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기능주의에서 벗어나고자 장인정신으로의 회귀를 선택했지만, 실용성보다는 아름다움을 택한 그의 디자인이 되려 대중에게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위의 안나 G. 와인오프너는 단순한 모양의 와인오프너가 아닌, 와인오프너를 마치 사람처럼 형상화 시킨 제품입니다. 이렇듯 간단한 용도를 가진 제품에도 재미를 줄 수 있는 요소를 추가하여 사용하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하는 멘디니의 따뜻한 마음씨가 드러나는 작품입니다. 또한 안나 G.와인오프너 역시 프루스트 의자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버전으로 시중에서 만나볼 수 있는데요. 단순한 오리지널 형태의 안나 G. 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습으로 커스터마이징 된 버전이 있기 때문에 고르는 재미 또한 있습니다. ^^


Amuleto

 

마지막으로 소개해드릴 작품은 요즘 더욱 화제가 되고 있는 Amuleto 인데요. 이 램프는 사실 멘디니가 자신의 사랑하는 손자의 눈을 보호해주고 싶은 생각에서 착안되어 만들어진 작품입니다. 이렇듯 손자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씨가 드러나는 작품인데요, 이 램프가 요즘에 더욱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인기 드라마인 <그녀는 예뻤다>에 나오는 ‘The Most’ 잡지사의 사무실에 이 램프가 놓여져 있기 때문입니다. ‘The Most’의 사무실이 가지고 있는 밝고 톡톡 튀는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멘디니의 램프가 한 몫 하지 않았나 싶은데요.


MBC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 사무실 & 멘디니 램프 사진 (그녀는 예뻤다 영상 캡쳐)


알레산드로 멘디니답게 알록달록하며 기하학적인 요소를 쓴 Amuleto의 모습이 사무실 내에서도 돋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이 램프는 실용성보다는 심미성에 더 크게 중심을 둔 다른 작품에 비해 실용성과 심미성 모두를 충족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는데요. 자유자재로 방향 조절과 높이 조절이 가능하기에 램프 자체의 용도와 또 오브제로서의 심미성 모두를 만족시키는 제품이라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안나 G. 와인오프너와 마찬가지로 Amuleto 역시 크기, 그리고 색깔에 있어 선택의 폭이 넓은데요. 공부하는 아이의 책상 위에 놓기 좋은 크기부터 방 구석에 놓을만한 조명 정도의 크기까지, 그리고 톡톡 튀는 느낌이 강한 투명한 소재와 조금 더 차분하면서도 세련된 색상 매치가 돋보이는 불투명 소재까지, 고르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한 번에 잡은 재미있는 작품입니다. ^^



기념품 매장



예상보다 짧아서 아쉬웠던 전시회 구경을 뒤로 하고 전시관을 나오자 기념품 매장과 전시회 포토존이 있었습니다. 알록달록, 아기자기하지만 단순히 그뿐만은 아니었던 멘디니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는데요. 즐거움을 주는 작품이지만 그 속에는 판에 박힌듯한 형태의 작품이 많은 기능주의적 예술관을 비판하는 멘디니의 작품관이 담겨 있었습니다. 보는 사람, 그리고 사용하는 사람 모두에게 즐거움을 주고자 했던 멘디니의 따뜻한 마음씨가 돋보였던 경험이었는데요, 아직 방문하지 않으셨다면 지나가는 길, 혹은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방문해봐도 좋을 만한 전시입니다. 이번 주말, 즐거우면서도 마음 한 켠이 따뜻해지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DDP 알레산드로 멘디니 전시회를 방문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info. 알레산드로 멘디니 전시회

전시 장소 :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M1 디자인전시관

전시 기간: 2015년 10월 (금)~ 2016년 2월 28일(일)

요금: 성인 14,000원, 대학생 12,000원, 청소년 10,000원, 어린이 8,000원

문의 : 02-3143-4360

공식홈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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