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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원래 양고기를 썩 좋아하지 않습니다. 먹고 나면 독특한 냄새가 옷은 물론, 몸에도 배어 몇 일 동안은 가시지 않기 때문인데요. 먹고 난 뒤에 항상 탈취제를 열심히 뿌려주어도 웬만해선 그 고약한 냄새가 잘 없어지지 않아 참 거북스럽습니다. 도쿄에 있는 모든 양고기 전문점을 다 찾아 가 보지 않아서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그 동안 다녀온 경험만으로 이야기 하자면, 양고기는 대부분 질기고 군내가 심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수 많은 종류의 음식점이 즐비한 도쿄에서도 실제로 양고기 전문점은 극히 적은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레나 각종 매운 향신료를 사용하여 군내를 감추어 조리하는 가게들은 많이 있지만, 그다지 인기가 없다 보니, 전문점이 적고, 전문점이 적다 보니, 양질의 양고기가 도쿄까지 유통되기 어려운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도 맛 있는 양고기를 먹어 본 적이 없다 보니, 자연스레 양고기에 대한 이미지도 썩 좋지 않았는데요, 북해도 삿포로에서 양고기를 먹어 본 후, 지금은 열렬한 양고기 팬이 되어 버렸습니다. 




삿포로 오도리 공원과 시계탑


삿포로 최대 번화가 스스키노 거리


오후 4시 50분 경 다루마 본점

 

전용 철판에 양파와 모야시(숙주)를 대량으로 올리는 것이 특징인 칭기즈칸


오늘 소개해드릴 곳은 삿포로 시내의 번화가에 본점과 분점이 산재해 있는 양고기 전문점 ‘다루마(だるま)’. 착한 가격에 양질의 양고기를 즐길 수 있다고 소문이 자자한 집입니다. 스무명 남짓 되는 손님들이 길게 늘어선 것을 보고서도 이 정도쯤이야 기다릴 수 있지 하며, 호기롭게 줄을 서 봤지만, 좀처럼 앞으로 전진하지 않았습니다. 일본에서도 라면은 만들고 한 그릇 뚝딱 비우는데 별로 시간이 걸리지 않지만, 양고기는 불에 구워 먹는 음식이다 보니, 꽤 시간이 걸리는 걸 간과한 탓이었습니다. 심지어 목을 축이기 위해 술이나 음료수도 마셔야 하니, 다른 식당에 비해 회전율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생각이 그제야 들었습니다.


단촐한 양고기 메뉴 '칭기즈칸(ジンギスカン)’과 ‘죠니쿠(じょうにく)'


북해도(北海道)에서 양고기를 불고기처럼 철판에 구워먹는 것을 ‘칭기즈칸(ジンギスカン)’이라고 합니다. 전부 다 믿기에는 좀 어설프지만, 양고기=몽고, 몽고=칭기즈칸에서 유래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벽에 붙어있는 양고기 메뉴는 딱 두 종류. 칭기즈칸과 죠니쿠(上肉: 프리미엄 양고기) 입니다. 대부분의 손님들이 우선 죠니쿠를 주문하여 맛 본 뒤, 칭기즈칸을 주문합니다. 누가 그렇게 하라고 지시한 것도 아닌데, 거의 대부분의 손님이 같은 패턴인데요, 기다리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났습니다. ‘메뉴판에 없는 스페셜 메뉴도 있을까?’ 자리를 안내 받고 앉은 뒤, 종업원에게 생맥주를 먼저 부탁하고, 살며시 물어 보았습니다. “메뉴판에 없는 스페셜 메뉴가 있습니까?” 종업원이 순간적으로 잠시 당혹해 하는 듯이 보였습니다. “아…, 네….” 그리고는 냉장고 문을 이리저리 열어 본 뒤, “안심이 1인분 남아 있습니다.”고 답해주었고 그 말을 듣자마자 가격도 물어보지 않고, 냉큼 시켜버리고 말았습니다. 


원래 메뉴에는 없는 히레니쿠(ひれ肉: 안심)


이 가게로 인해 열렬한 양고기 팬이 되었다고 앞서 언급하였습니다만, 정확이 이야기하면 이 양고기 안심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제껏 먹어왔던 양고기와는 달리 다루마의 히레니쿠는 굽는 순간 올라오는 연기 속에 노린내가 없었습니다. 살짝 구워서 한 입 씹으니, 부드러운 살코기 속에 숨어 있던 육즙이 혀끝을 감싸, 고소한 맛을 돋우어 주었습니다. 만약 지금 당장 고베 비프와 이 양고기 안심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망설이지 않고 이 양고기 안심을 택할 자신이 있을 정도로 훌륭한 맛이었습니다.

 

죠니쿠(上肉)


히레니쿠 뿐만 아니라 죠니쿠(上肉)도 상당히 맛있습니다. 도쿄에서 먹어왔던 양고기와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는 표현을 써도 틀리지 않을 정도입니다.


지카비 아츠캉(直火熱燗: 불에 직접 데우는 아츠캉


  

북해도의 삿포로 맥주를 한 잔 마신 뒤, 사케를 데워달라고 부탁했더니, 불에 바로 데우는 아츠캉을 내어 주었는데요, 열 조절이 용이하지 않아 잘 쓰여지지 않는 용기인지라 사진으로 만 보다  실물로 처음 본 순간이었습니다. 실제로 사케가 거의 펄펄 끓는 상태로 나오는 걸 보니 겨울철에 조그만 숯불 화로에 두고 사케를 데워 마시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실 때마다 조금씩 데워서 끝까지 따뜻한 사케를 즐기기에 제격인 듯 합니다.


 마마노 테즈쿠리 키무치(ママの手作りキムチ: 어머니가 직접 만든 김치


메뉴에 우리말로 ‘어머니가 직접 만든 김치’가 있어서 장난 삼아 시켜 보았는데, 김치의 감칠맛이 기가 막히게 좋았습니다. 1월말이나 2월 초순경 김장 김치가 잘 익어서 우러나오는 그 감칠맛을 오랜만에, 그 것도 북해도 삿포로의 양고기 집에서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더 더욱 맛있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미 양고기를 잔뜩 배부르게 먹었지만 이 김치 덕분에 밥 한 그릇을 순식간에 뚝딱 비워냈습니다.



잘 달궈진 철판 위에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양고기를 보고 있자니 다시 한 번 삿포로에 가고 싶어집니다. 일본에서 질 좋은 양고기를 만나고 싶으시다면 삿포로 ‘다루마(だるま)’에 꼭 한번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info. 다루마 본점(だるま 本店)

주소: 北海道札幌市中央区南五条西 4 クリスタルビル1F

전화번호: 011-552-6013

영업시간: 매일 17:00~3:00, 연중무휴(12/31~1/1만 휴업)

평균예산: 2,000~3,0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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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fo. 다루마 6.4점(だるま 6.4店)

주소: 北海道札幌市中央区南6条西4丁目 野口ビル1F

전화번호: 011-533-8929

영업시간: 매일 17:00~5:00, 연중무휴(12/31~1/1만 휴업)

평균예산: 2,000~3,000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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