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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adise Arte] Ep 11.곤지암 와인 셀러에서 만나는 사물과 공간의 철학자, 이우환 작가

2023.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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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와인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는 비노파라다이스는 와인을 최적의 상태로 보관하기 위해 곤지암에 특별한 와인 셀러를 마련해 두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향긋한 와인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현대 미술 거장, 이우환 작가의 작품도 만나볼 있는데요.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회화 작품부터 자연과 어우러지는 모습이 인상적인 설치 작품까지. 특히 작가가 곤지암 와인 셀러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유니크한 작품도 만나볼 있습니다. 남다른 아우라를 품고 있는 곤지암 와인 셀러로 이색적인 아트투어를 함께 떠나볼까요?

 

 

작품은 창조하는 아니라 제시하는

▲ 이우환 작가 ⓒ Andrew Tupalev

경상남도 함안에서 태어난 이우환 작가는 서울대 미대 중퇴 후 일본으로 건너가 철학을 전공하며 일본의 획기적 미술 운동인 모노하(物波)를 창시했습니다. ‘모노하’는 물체를 뜻하는 일본어 ‘모노’에서 나온 미술 사조로, 물체를 있는 그대로 표현해 사물의 본질과 관계의 의미를 재구성하는 예술 방식인데요. 이에 이우환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창조가 아니라 ‘제시’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작가는 개입을 최소화해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사물은 작품 속에서 ‘조응’하고 ‘대화’하며 관객과 특별한 관계를 형성하죠. 이처럼 이우환 작가는 사물과 공간을 통찰한 결과물을 작품에 오롯이 담아냅니다.

 

 

사물과 여백의 관계 사이

남다른 깊이를 구현하다

▲ 이우환 작가, <Correspondance(조응), 1994>

커다란 캔버스 좌우에 하나씩 점이 그려져 있는 <조응>은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작품으로, 절제를 담아 표현한 ‘점'과 이에 긴장감 있게 상응하는 ‘여백’과의 관계를 보여주는데요. 방대한 크기의 와인 셀러 내 빈틈없이 들어찬 와인들과, 그 사이 엄숙한 여백의 공간이 갖고 있는 긴장감을 작품 속에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는 작가가 절제된 호흡을 담아 캔버스에 색을 입혔기에 이우환 작가가 갖고 있는 철학을 또렷하게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 이우환 작가, <Dialogue(대화>, 2017>

<조응>이 수많은 호흡을 가다듬으며 균형을 담아 완성한 작품이라면 <대화>는 여기에 입체감을 더한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곤지암 와인 셀러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작품인데요. <대화>는 그라데이션으로 생성과 소멸, 그리고 시간성을 표현해냈습니다. 마치 와인 셀러에서 오랜 시간 고요하게 완성되어가는 와인과도 닮아 있죠. 짙은 색이 옅어지고, 옅어진 색 경계가 모호해지며 캔버스와 동화되는 모습에서 <대회>는 색과 여백의 상호 관계성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관계에 대한 은유는 작가의 말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시공간에서 작품과 마주할 때, 아마도 당신은 긴장감과 해방감을 동시에 품고 있는 신기한 우주를 느낄지 모릅니다. 요컨대 더 높은 차원의 공간, 무한의 감각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러한 느낌은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고자 노력하는 관계(Relationship)에서 오는 것입니다. 저의 작업은 하나의 특성(Identity)을 재현(Present)하고자 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세계와의 만남(Encounter)과 조응(Correspondence)입니다.”

 

 

서로 다른 존재가 만들어내는

작품 속 조화로운 ‘관계’

▲ 이우환 작가, <Relatum Ring(관계항), 2018>

사물과 사물의 관계에 대한 통찰은 이우환 작가의 또 다른 작품 <관계항>에서도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작품 또한 이우환 작가가 곤지암 와인 셀러에 방문한 뒤 영감을 받아 제작한 야외 설치 작품인데요. <조응>이 ‘그려진 것’과 ‘그려지지 않은 것’의 관계를 회화로 표현했다면, <관계항>은 ‘만들어진 것’과 ‘만들어지지 않은 것’의 관계를 설치 미술로 드러냅니다. 산업화의 산물인 ‘철판’과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는 ‘자연석’으로 만들어져 자연의 품에 오롯이 안겨 있는 곤지암 와인 셀러의 특별한 무드와 함께 어우러집니다.

 

관람객은 작품이 전시된 너른 공간을 걸으며 작품과 관계를 형성하게 되는데, 철판을 통과할 때는 바람이 만들어 낸 소리의 울림을 듣고, 돌과 철판 사이로 하늘을 보며 작품과 자연과의 아름다운 관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작품과 공간의 관계를 중시하는 이우환 작가의 철학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작품이죠.

 

▲ 이우환 작가의 싸인이 담긴 샤또 무통 로칠드 이우환 라벨 와인

와인은 자연과 시간이 빚어낸 예술이라고도 합니다. 시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곤지암에서 만난 이우환 작가의 작품들은 와인처럼 풍부하고 깊은 여운을 남기는데요. 그의 예술을 통해 진한 감동이 전하는 즐거움을 만끽해 보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파라다이스 아르떼 (Paradise Arte)'와 함께 파라다이스의 다양한 예술작품을 만나보았습니다.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작품과 공간 마다의 어우러짐이 특별했던 시간. 열한 번째의 만남을 뒤로하고 파라다이스 아르떼는 막을 내리지만, 앞으로도 고객의 삶을 예술로 바꾸는 파라다이스만의 다채로운 문화&예술 이야기가 계속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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